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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Jul 09. 2017

스파이더맨의 귀환과 마블 스튜디오

Appetizer#99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아이맥스로 본다면?


“꼼짝 마라 악당들아 거미 인간 스파이더맨~!” 20여 년 전 TV에서 방영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 이후 샘 레이미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의 영화 3부작이 있었고, 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만큼이나 강렬하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작품성에 비해, 영화에 풍기는 암울한 분위기는 코믹스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래서 <500일의 썸머>를 연출한 마크 웹 감독은 앤드류 가필드의 얼굴을 빌려 좀 더 밝고 유쾌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세상에 내놨었다.


‘스파이더맨’은 마블의 작품이지만, 판권이 소니에 있던 탓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마블 스튜디오의 세계와는 별개의 영화로 존재했다. 그래서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늘 아쉬움이 있었고, 팬들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의 영웅과 함께 선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런 팬들의 바람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이뤄졌고, 드디어 독립적인 스파이더맨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귀환을 기념하듯, 이번 영화의 부제는 ‘홈커밍’이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관해 말하기에 앞서 스파이더맨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만큼 사연이 길고, 기다림이 길었던 영화다. 앞선 두 편의 시리즈와 완벽히 결별한 마블 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은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관객을 영화관에 부르고 있다.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이번 스파이더맨의 금의환향을 바라봤다.


하나는 마블 스튜디오의 세계관으로 완벽히 적응을 마친 피터 파커다. 제작자 케빈 파이기의 지휘 아래 일정한 톤 앤드 매너를 유지하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 영웅들처럼,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적절한 유머와 재기발랄함, 현란한 액션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기존에 존재하던 다양한 영웅들과의 공존 및 조화가 가능해져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의 투 샷은 이 모든 걸 집약해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다른 하나는 10대의 소년성이다. 토비 맥과이어는 너무도 음울했고, 앤드류 가필드는 밝고 재치 있었으나, 10대만의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에 비해 톰 홀랜드는 별다른 설정 없이도, 소년다운 면이 흘러나오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주요 이야기 역시 고등학교 내에서 10대들의 시선을 담는다. 덕분에, 소년이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덧붙이자면, 톰 홀랜드와 함께 거미줄을 타고 건물을 뛰 넘으면, 마블의 세대교체가 꽤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현재 마블 스튜디오의 일관성과 방향성을 제대로 증명한 영화로, 어벤져스 1기 이후의 청사진이 꽤 많이 그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무한 쿠키 영상을 뒤로하고서, 언제나 그랬듯 다음 영화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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