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한 청년들의 유쾌한 성장기

Appetizer#104 청년경찰


영화 <스물>의 경재와 드라마 <쌈 마이 웨이>의 고동만이 함께 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동주>로 커리어에 정점을 찍고, 이후 <재심>에서 무거운 역할을 연기했던 강하늘은 놀랍게도 완전히 망가지는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뷰티 인사이드> 이후 모처럼 스크린에 찾아온 박서준이 있었다.


<청년경찰>은 제목처럼 젊음이 넘실대며, 청년들의 패기와 열정, 그리고 혈기왕성한 수컷들의 유치함을 담아냈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직 사회인이 되지 못한 채 엄격한 규율 속에 교육을 받는 경찰대 학생들이다. 이들은 우연히 잔인한 사건에 휘말려 세상에 나오고, 미성숙한 상태에서 살벌한 세상과 부딪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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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배운 것들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세상, 그리고 변수가 많은 현실은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에겐 너무도 생경한 곳이다. 특히, <청년경찰>은 두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걸 실제로 적용할 때 보이는 다양한 반응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그들은 책상에서 배운 개념과 원칙 외에 또 다른 룰이 있다는 걸 목격하고 혼란을 겪는데, 이 와중에도 경찰이 되어간다는 게 중요하다. 기준과 희열은 묵묵히, 혹은 단순하게 청년다운 선택을 내리고, 이런 거침없는 선택은 관객에게 통쾌한 순간을 선물한다.


플롯이 복잡하지 않은 <청년경찰>을 통통 튀게 하는 건 결국 두 캐릭터다. 단순 발랄하고, 다소 막장인 두 인물은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특히, 극단적으로 다른 기준과 희열의 성격이 두드러지며, 영화에 코믹한 순간을 만든다. 몸을 쓰는 기준과 머리를 쓰는 희열은 티격태격하며 지질한 청년들의 초상을 보여주는데, 그러다가도 한 팀이 되어 뜨거운 순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어른으로서, 그리고 경찰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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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사건, 다소 답답한 사회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비추지만, <청년경찰>의 분위기는 무척 유쾌하다. 두 청년은 그들의 무모한 패기로 범죄와 악습, 그리고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까지도 돌파하며 관객을 웃게 한다. 물론, 이런 캐릭터 및 전개엔 ‘클리셰’라 느낄 법한 부분도 있다. 어딘가 무척 익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가릴 만큼 강하늘과 박서준은 내면의 끼를 뿜어내며 끊임없이 즐거움을 준다.


<청년경찰>은 거대한 의미에 집착하지 않고, 두 배우의 익살스러움이 만드는 단순 명료한 재미에 집중한, 발랄한 버디 무비다. 휴가철, 머리는 비우고, 웃음을 채우기에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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