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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Sep 19. 2017

[베이비 드라이버] 영화 음악, 그 이상의 가치

영읽남의 별책부록 - 베이비 드라이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여러 가지 일로 <택시운전사> 이후 모처럼 영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베이비 드라이버>입니다. 이번 주말까지 40만 명이 관람한 영화인데요. 영화를 향한 반응이 무척 뜨겁습니다. 전문가들의 평점도 높은 편인데, 평점을 무척 짜게 주기로 소문난 박평식 평론가도 7점을 주며 “돌진하는 재능에 추임새가 저절로”라는 평을 남기셨습니다. 네이버 기준으로 모든 전문가가 7점 이상을 준 화제작에 관해 몇 가지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오프닝 씬만으로도 만듦새에 관해서는 모두 설명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씬을 통해 영화의 소재와 형식, 그리고 보여주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알 수 있죠. 보는 순간, <라라랜드>와 <분노의 질주>를 연상하게 한다는 기존의 평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뮤지컬 음악의 대표 격인 <라라랜드>의 음악으로 전개되는 형식과 가장 사랑받는 차량 액션 시리즈 <분노의 질주>의 액션 이미지를 적절히 가져왔다고 하면 될 것 같네요. 익숙한 것들을 가져왔지만, 결과물은 매우 비범합니다. 이렇게 전혀 볼 수 없던 무언가가 나올 수 있었던 데에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연출이 큰 몫을 했죠.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영화와 음악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Jon Spencer Blues Explosion의 Bellbottoms에 맞게 배치된 인트로 씬의 편집은 너무도 정교하며, 이는 음악의 비트와 리듬을 이미지로 완벽히 이식해온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음악은 기존의 영화 BGM들과는 다르게 사용되었습니다. 영상을 돋보이게 하는 도구로서의 음악이 아닌, 오히려 음악에 맞춰 영상을 편집해 뮤직비디오처럼 연출되었죠. 그리고 이 음악은 영화를 위해 만든 음악이 아닌, 감독이 선택한 기존의 이었다는 게 더 놀라웠습니다.



<라라랜드>가 음악으로 대화를 하는 뮤지컬이었다면, <베이비 드라이버>는 음악을 이미지처럼 활용한 뮤직비디오입니다. 이렇게 영화의 내러티브 안에 있으면서도, 영상과 거의 동등한 위치에서 음악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죠. 아마도 전문가들 역시, 기존 대중문화를 가져와 자유롭게 이용하고, 완전히 새롭게 해석해낸 에드가 라이트의 이런 모습에 찬사를 보냈을 것 같습니다. 이 감독은 완벽히 계산된 컷들을 편집해, 세련되고 흥미로운 영상을 조립해냈죠. 차라리 원 테이크로 만드는 게 더 수월해 보일 정도입니다.


누군가 올해 영화 중 가장 좋은 편집을 묻는다면, 꽤 많은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정교한 편집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저는 고민 없이 <베이비 드라이버>를 선택할 것 같네요. <베이비 드라이버>는 비트 단위로 계산된 컷 전환이 무척 돋보이는 영화였으니까요. 아직 안 보셨다면, 영화관을 거대한 주크박스로 만들어 버린, 이 화제작을 꼭 보시길 권합니다. 이 영화에 관한 짧은 비평으로 시네 프로타주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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