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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Oct 12. 2017

[블레이드 러너] 5분만에 정리하는 '블레이드 러너'

영읽남의 별책부록 - 블레이드 러너

드니 빌뇌브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가 개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인 <컨택트> 및 또 다른 걸작인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를 연출한 감독이기에 굉장히 기대되는데요. SF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개봉을 맞아 전 편을 정리하고, 이번 편과 연관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블레이드 러너>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시간부터 가져볼까 하는데요. 이 영화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주인공 데커드가 지구로 잠입한 복제 인간, 리플리컨트를 찾아 처리하는 이야기죠. 너무 부실한가요? 조금 더 추가로 얘기하자면, <블레이드 러너>는 미래가 배경이고, 진보한 과학기술을 통해 ‘타이렐’이라는 회사에서 복제 인간까지 만들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복제 인간을 리플리컨트라 부르는데, 이들은 육체적으로는 창조주들을 능가했고, 지능은 최소한 대등하다고 합니다. 단, 수명이 4년뿐이라는 한계가 있죠.


리플리컨트는 우주 식민지의 노예로 이용되었는데, 이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일이 일어납니다. 영화에서는 시작하기 전에 긴 텍스트로 설명해주죠. 이 일이 있었던 뒤, 지구에 잠입한 복제 인간은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는 특수한 경찰을 ‘블레이드 러너’라고 부르죠.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영화의 설정입니다.



그래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지구로 잠입한 리플리컨트를 찾기 위해 데커드가 단서를 모으고 추적하는 이야기입니다. 잠입한 리플리컨트의 두목인 베티는 그들의 창조주 타이렐을 만나려고 하는데요. 그는 리플리컨트의 짧은 수명을 늘려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타이렐과 그들을 디자인한 세바스찬을 죽여 버리죠.


한편, 데커드는 베티 일당을 찾는 과정에서 또 다른 복제 인간 레이첼에게 도움을 받고, 그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베티와 데커드의 결투인데요. 말이 결투지 일방적으로 데커드가 도망을 다닙니다. 그리고 데커드는 거의 죽을 위기에 처하는데, 그 순간 베티는 데커드를 구해주고, 몇 가지 메시지를 남긴 뒤, 수명이 다되어 죽습니다. 이렇게 리플리컨트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빚진 데커드는 블레이드 러너 임에도 또 다른 복제 인간 레이첼을 데리고 도주하면서 영화는 끝나죠.


작품 외적으로 몇 가지 살펴보면 <블레이드 러너>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SF 작가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1968)가 원작인 작품입니다. SF를 대표하는 이 작가의 소설은 영화화된 작품이 꽤 많은데요.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영화로 만든 폴 버호벤 감독의 <토탈 리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의 걸작이 있었고, <매트릭스>와 <공각기동대> 등의 영화에도 큰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이 영화들은 유사한 것들을 공유하는데요, 하나의 예로 올해 개봉한 <공각기동대> 속의 도시 모습과 <블레이드 러너>의 도시를 비교하면 유사한 이미지를 몇 가지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필립 K. 딕의 작품에 나타난 공통된 분위기 혹은, 세계관이라 생각할 수 있죠. 그리고 <블레이드 러너>에서 중요시하는 ‘기억’은 역시나 기억을 주입하고, 지우는 걸 소재로 삼은 <토탈 리콜>에서도 비중 있게 사용되었습니다. 필립 K. 딕은 ‘기억’이 인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며, 미래에는 이를 조작할 수 있다고 상상한 것 같네요.


또한, <블레이드 러너>에서 보이는 타이렐과 베티, 즉 창조주와 피조물 간의 관계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다른 영화에서도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근래 연출한 두 편의 SF 영화인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데이빗과 월터라는 로봇이 리플리컨트와 비슷한 위치에 있었죠. 이들도 창조주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보였고,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이런 관계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주요 테마로 보이며, 그는 성경적인 텍스트를 영화에 많이 담기도 했죠. <블레이드 러너>에서 데커드와 결투를 벌이는 베티는 구원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고, 손에 못을 박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데, 충분히 성경적인 텍스트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걸작 <블레이드 러너>의 이런 점들이 드니 빌뇌브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어떻게 이어질까요? 전작에서 도망간 레이첼은 어떻게 되었을지, 그리고 이번에도 등장하는 데커드, 해리슨 포드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전작에서 30년이 지난 미래의 모습은 또 어떤 모습일지 벌써 궁금하네요.


이 영상으로 부족하시다면, 당대 최고의 비주얼이라는 1편을 다시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편과 이번 편 사이의 이야기를 채워줄 단편 영화들이 있다고 하니, 찾아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혹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먼저 관람하시고, 프리퀄 느낌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를 관람하시는 방법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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