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술을 잘 못합니다

나는야 홍익인간

by 신비로운별

친구들끼리 만남을 갖거나 원하던 곳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야구장에서 야구 볼 때 등등 성인이 된 이후의 일상 속에서 빠지면 섭섭한 것, 바로 이다.


어렸을 때는 술을 슬프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만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대부분 TV 드라마에서 술 마시는 장면이 나오면 배우들이 다 울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술을 직접 마셔보기까지 한 지금은 술을 꼭 슬픈 상황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기쁘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도 찾게 되는 술. 어쩌면 어른들의 세계에선 필연적인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것이 술이다.





하지만 나는 세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술을 잘 못 마신다. 선천적으로 심장질환이 있기도 하고 유전적으로도 술을 마시면 몸이 확 빨개지는 것을 아빠에게 물려받았다.


술을 마시다 보면 사람들마다 제각기 주량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술을 몇 병을 마셔도 괜찮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 작은 소주잔 한 잔만 먹어도 정신을 놓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의 경우처럼 극단적인 사례에 속하지는 않지만 술을 못 마시는 편에 속한다.


그렇기에 친구들과 만나 술 마실 일이 생기면 맥주 한 잔만 시켜놓는데, 혹여 당일날 피로가 많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이 한 잔도 못 비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량이 이 정도이기 때문에 남들은 집에 맥주 한 캔을 사들고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하거나 간단하게 치맥을 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 간단한 치맥도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여담으로 한 번은 야구장에 가서 맥주 한 캔을 사들고 한두 모금 마셨을 뿐인데 온몸이 빨개져 만취한 사람처럼 보일까 민망했던 적도 있었다.


확실히 이런 경우가 생길 때마다 술을 잘 못한다는 사실이 단점이 되지 않을까 싶을 때가 많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주량의 정도로 크게 구애받지 않지만 사회에 나가면 적은 주량이 단점으로 다가올까 걱정되기도 한다. 흔히 하는 말로 사회생활을 할 때도 술을 어느 정도는 마실 줄 알아야 한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과연 이 말이 술 강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변혁 중인 현재 사회에서도 크게 효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영향이 아주 없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술을 못 마신다고 해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저하게 낮은 내 주량을 알기 때문에 더 조절하려고 하고 이로 인해 흔히 술 마시고 실수하는 경험이라고 하는 흑역사를 만드는 경우가 적어진다. 그리고 딱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만 마시기 때문에 건강한 음주 문화도 가질 수 있게 되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이렇게 보면 적은 주량의 장점은 개인적인 면에 국한되어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내 삶이고 내가 좋으려고 마시는건데 개인적으로 좋으면 되는 것 아닐까.

비록 흔하고 보편적인 치맥이 부담스럽지만 남들보다 톡 쏘는 탄산음료와 함께 치킨을 더 많이 먹으면 되는 것이다.

주량이 적다는 것은 나쁜 점이 아니기에 불리하다는 생각보다는 어쩌면 괜찮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맥주 한 잔만으로도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 정말 행복한 일이다.



Photo by Petr Sonnenschei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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