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겪어봐야 아는 것
경험은 최고의 교육법
어느 날 대학 영어 수업 시간. 외국인 교수님과 함께 하는 수업 날이었다.
평소처럼 점심시간 직후에 시작되는 수업이었는데 강의실은 넓고, 푸짐하게 먹은 점심 덕에 마침 배부르겠다 하며 식곤증이 오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게다가 외국인 교수님의 당연하게 유창한 발음은 나의 수면 세포를 자극했고 손으로 잡고 있던 펜의 촉은 책 한편에 불규칙한 스펙트럼 하나를 그리고 있었다.
마치 힙합 비트를 타듯이 고개를 흔들며 들은 교수님의 말씀은 본인도 지금 시간대가 굉장히 졸린 시간대인걸 알고 자기도 졸리다며 한탄하시곤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찾아온 퀴즈 타임. 꽤 무겁게 가라앉은 오후의 분위기가 급격히 변동되고 있었다.
이 수업 시간에는 단어 퀴즈를 하거나 교재에 있는 확인 문제들을 풀고 앉아있는 순서대로 정답을 외치는 참여형 퀴즈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후자였다.
갑작스러운 퀴즈 소식에 벼락을 맞은 듯 허겁지겁 내가 맡은 문제를 살펴보고 있었는데 되게 빠른 템포로 나의 차례가 되었고 교수님께서 내게 어떤 말을 하셨다. 하지만 나는 정신이 없었고 갑자기 내 회로 속에 들어온 낯선 문자들은 나를 당황시키기에 요건이 충분했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Pardon?" 같은 되묻기 표현을 사용하면 되는데 나는 당황한 나머지 "What?"이라고 외국인 교수님께 되물었었는데 이 말을 들으시자마자 표정이 안 좋아지시더니 굉장히 불쾌해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혹시 내가 너무 졸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내가 한 행동이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외국에도 예의나 격식을 차리는 표현이 있었나 하며 당혹스러웠지만 그래도 내가 경솔했고 잘못한 행동이었기에 연거푸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학교 영어 수업 시간에 저런 것을 가르쳐줬었나 하는 의문과 함께 나는 그날 새롭게 미국의 무례한 행동 유형 중 한 가지를 얼떨결에 배우게 됐다.
확실히 말로 들을 때보다 직접 상황을 겪고 나니 교육 효과가 확실했던 것일까, 나는 그 이후로 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보통 학교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It's raining cats and dogs'라는 표현. 비가 많이 올 때 쓰는 표현이다. 말로는 꽤 들은 적이 많아서 기억에 깊이 자리하고 있지만 지금 나에게는 저 영어 실수 사건처럼 확 와 닿지는 않는다.
역시 경험은 최고의 교육 방법일까. 이렇게 하나의 상식을 갖추어 가는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