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건 줄 알았지
요즘 들어 귀찮아졌지만 그만큼 더 중요하게 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양치 '제대로' 하기.
얼마 전 병무청의 시간 속에서 틈틈이 모은 적금으로 치아 교정을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내 이빨 위에는 교정기가 부착되어있다.
비용부터 만만치 않았던 터라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그래도 내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더 늦기 전에 하기로 결정하고 체크카드를 건넸다.
그런데 너무 비용적인 측면만 생각하고 생활적인 측면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교정기를 끼고 살아보니 불편한 점이 상당히 많았다.
아무래도 음식을 먹다 보면 이물질이 교정기에 끼고 그 느낌이 상당히 찝찝한데, 좀 까다롭게 낀 녀석들은 쩝쩝대면서 빼려고 해도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녀석들을 양치할 때마다 신경 써서 없애줘야 하는데 이 때문에 양치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다.
기다란 솔 같은 장비로 교정기에 낀 커다란 이물질 들을 먼저 제거한 뒤 가운데 부분이 파인 교정 전용 칫솔로 교정기 위와 중앙 아래를 모두 골고루 양치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다 마치면 치간칫솔(?)로 마무리까지 해줘야 하는데 아직 초반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대략 양치 시간만 5~6분을 넘기는 것 같다.
뭐 사실 양치 정도는 귀여운 편이다. 지금 내가 하는 후회는 교정하기 전 햄버거를 많이 베어 물고 시작할 걸이라는 생각.
보통 하루 정도면 치아에 부착한 교정기가 빠지지 않는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떨어질까 무서워 햄버거 같이 크게 베어 물어야 하는 음식을 섣불리 먹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일이 손으로 뜯어 작은 크기로 만든 다음 먹는다.
게다가 치킨도 순살이 편하기 때문에 순살로만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뼈를 잡고 먹는 것을 선호해서 항상 뼈로만 시켰었는데 이제 그 행복은 잠시 접어둬야 한다.
분명 이 모든 것은 교정하기 전에 아무렇지 않게 해왔던 행동들인데 교정기 하나를 달았다고 저 일상 같았던 행동들이 소중하게 느껴질 줄이야.
사실 뭐 이제 막 시작한 교정이 끝나고 저 행복을 찾는다고 해도 계속 안 좋은 습관으로 망가지고 있는 허리를 부여잡은 채 이런 글을 또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든지 지나간 뒤에 후회하지 말고 그 당시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 참 중요한 일이다.
물론 내가 햄버거를 일주일 내내 마음껏 베어 물었어도 지금 더 먹을걸 이라는 후회를 하고 있겠지만. 햄버거가 무척이나 먹고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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