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 시계 초침 90초 전 유지...
살을 에는 한파가 몰아닥친 오늘 24일자 경향신문 기사제목 중 하나이다. 미 핵과학자회(BSA)가 지구 종말 시계를 지구 멸망을 의미하는 자정의 90초 전으로 설정하였다고 발표 하였다. 지구 멸망 90초 전이라고? 1분 30초 밖에 안 남았는데, 세상이 왜 이리 평온하지? 지구가 멸망한다는데?
우리는 남북한 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병력과 화약을 서로 배치하고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초 긴장상태에 있으면서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하던 이스라엘에서 전쟁을 하던 마치 스포츠 중계 보듯이 뉴스를 흘리며 그냥 자기 하던 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무참히 죽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유가와 주식 등 우리에게 미치는 경제적 여파에만 관심이 있다.
마찬가지로 지구가 멸망하기 90초 전이라는데 먼 산 바라보듯 무심하다. 물론 이 90초가 정말 1분 30초 뒤에 정확히 세계가 멸망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아무 생각 없이 대책 없이 각자의 욕망대로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지금 당장 결심하고 행동해야할 때임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란 것을 우리 모두는 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일이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일이 아니라 내가 아닌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아마도 지구 멸망 90초 전을 설정한 BSA의 과학자들조차도 그러면서 발표했을지도 모른다.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과학자들은 정치가들이 국민들은 정부가 알아서 해줄 거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과학자들은 최첨단 살상무기, 탄소배출 자동차 등 전쟁과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국민들은 냉난방기기를 펑펑 쓰고 일회용품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버리며 살고 있으면서 말이다. 행동 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의 말처럼 우리 인류는 매우 비합리적인 존재이다. 착각의 오류 때문이다. 한마디로 내로남불의 화신이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우리는 위기에 처할 때 마다 서로 힘을 모아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세계 1, 2차 대전을 겪으면서 UN이 만들어지고 세계인권선언이 탄생했다. 지구 종말 시계를 발표하는 BSA도 아인슈타인 등이 중심이 돼 1945년에 창설되었다. 지구 종말(Doomsday, 둠스데이)은 최후의 심판을 의미하는 말인데, 우리 인류에게 지구 멸망을 경고하기 위하여 BSA가 카운트다운 시계에 적용한 것이다. 이들은 지구 멸망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1947년부터 지구 종말 시각을 발표해 왔으며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1947년 : 지구 멸망 7분 전
1953년 : 지구 멸망 2분 전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개발 경쟁]
1991년 : 지구 멸망 17분 전 [미국과 소련 간 전략무기 감축 협정]
2019년 : 지구 멸망 2분 전 [기후 위기 심화 및 코로나 19 위협 등]
2023년 : 지구 멸망 90초 전
2024년 : 지구 멸망 90초 전 유지
위 내용을 살펴보면 지구 종말 시계가 초기에는 전쟁 위협으로 그나마 천천히 움직이다가 최근 수년 사이에 들어 전쟁 위협은 여전히 상존하면서 기후 위기 등이 심각하게 더해져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우리는 냄비 속의 개구처럼 착각의 오류에 빠져 각자의 욕망을 채우려 무한 경쟁의 굴레에서 나만 살겠다고 허덕이고 있다. 망망대해에서 배가 구멍이 나서 가라앉고 있는데 선장이며, 선원이며, 특등실 승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모두가 힘을 합쳐 배의 구멍을 막아 배를 뜨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건 내 일이 아니고 누군가의 일이야” 라며 자기 할 일 만 할 것인가? BSA의 지구 종말 시계를 바라보면서 그나마 이렇게라도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우리 모두 각자 할 일을 찾아서 하도록 노력하자. 지금 당장 냉난방기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하고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고... 등등 이를 생활화하고 그리고 더불어 정부를 향해 세상을 향해 RE100 실현하라고 요구하도록 하자.
좋은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한 꿈은
지구라는 배가, 자연이 있어야 가능하다.
* 위 글 ‘지구 종말’ 시계 초침 90초 전’과 관련한 내용은
브런치북 “나뚜라”[https://brunch.co.kr/brunchbook/hyunso2]
16화 ‘3.2 가야할 길 : 존엄성_1’
을 중심으로 참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