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십리가 넘는 거대한 연못에
연잎이 살랑살랑
하늘 향해 두팔 벌려 기도하네.
진흙탕 싫어, 맑은 물 주세요.
알콩달콩 초등학교 교실에서
어린이 조잘조잘
선생님께 소리 높여 간청하네.
외면은 싫어, 제발 나 봐주세요.
새신랑 맞이하는 신혼색시처럼
하얀 연꽃 하늘하늘
수줍은 듯 요염한 듯 유혹하네.
같이는 싫어, 나만 사랑해 주세요.
산들바람 출렁이는 초록바다에
생명수가 후둑후둑
가능한 한 큰 깔때기 들이 미네.
친구들 보다, 가장 많이 받을래요.
쏴아쏴아 내리치는 소나기에
하얀 빗물 방울방울
많이 더 많이 연잎에 밀어 넣네.
그러다가 삶의 무게 감당 못해 고개 숙이지요.
은혜롭게 비 내리는 연잎대지에
서로 더 갖겠다고 두두다다
키큰 연잎 배불러 토해낸 물이라도
그걸 받겠다고 밑에 연잎 알랑거리네.
사연일랑 차치하고, 여기저기 연잎3단 폭포
참 아름답지요.
쏴아아 생명수가 장대비가 되니
욕심은 온데 간데
너무 따가워 모두가 고개 숙이네.
연잎은 온몸을 파고드는 사랑의 매를 맞으며
조금 전까지 아웅 대던 내 모습이 창피해서
고개 숙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