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by 별사탕

버스에 승객들이 탄다. 대여섯살 먹은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애기 엄마가 통로를 가로질러 하차문 바로 뒷자리에 딸을 앉히고 자신도 옆자리에 앉는다. 이들 뒤를 따라온 젊은 남자가 그들을 지나쳐 맨 뒷좌석의 창가 끝자리에 가서 앉는다.

그렇게 사람들을 태우고 버스는 30분을 달렸다. 정거장 벨이 울리자 남자가 통로로 나가 애기 엄마 옆으로 가서 선다. 이번에 내려야한다고 손가락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일행이었나보다. 버스에서 내린 남자의 뒤를 애기 엄마와 애기가 몸을 하나로 붙여 남자의 뒤에 바짝 따라 붙어 걸어 간다.


'아, 아빠였구나.'


양쪽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아빠인지 모를, 아빠같은 남자가 두 사람의 앞을 걷는다. 아이가 팔을 뻗어 주머니속에 들어가 있는 남자의 손목을 당기듯 잡는다. 애기 엄마와 아빠인지도 모를 남자, 둘 사이에서 치켜든 아이의 두 팔이 아이를 즐겁게 하나 보다. 아이의 얼굴에 함박 웃음이 걸렸다.


받기만 하는 사랑은 늘, 짧게 왔다가 빨리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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