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개의 밤

목적지 모르는 여섯 개의 여행

by 별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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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최창환

각본 김기현, 정유미, 최창환(각색)

제작 김기현, 정유미

주연 강길우 강진아 김시은 변중희 이한주 정수지

촬영 전상진

음악 정차식

제작사 컬처플랫폼 매치컷

개봉일 2022년 4월(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2023년 3월 29일

화면비 1.85:1

상영 시간 81분

상영 등급 12세 이상


'여섯 개의 밤'의 영어제목이 The Layover(경유지)이다. 이는 엔진고장으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호텔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지향점, 마르틴 부버가 이야기하고 있는 '모든 여행은 여행자가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에 가 닿는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우리의 삶은 결과(목적지)를 알 수 없다.'가 되겠다.

이 영화는 독일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너와 나(Ich und Du)'를 근간으로 한다. 마르틴 부버는 모든 의미는 관계에서 나오며 그 관계는 사르트르가 말한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명제와 근친의 관계를 맺는다. 즉자적 존재와 대자적 존재라는 구분이 만들어지고, 인간과 인간 아닌 사물이 구분된다.

인간의 존재는 생명 없는 사물과는 달리 규명된 것이 없으므로 본질이 있을 수 없다. 즉 인간은 용도가 없는 생물인 것이다. 여기에 인간의 궁극적 자유정신이 깃든다. 즉 인간의 의미는 관계에서 생성된다.


즉자적 존재에서 대자적 존재로 떠오르는 인간의 모습은 만남(관계)에서 시작된다. 세 커플이 등장한다.


첫 번째, 선우와 수정의 밤

수정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러 뉴욕에 가는 도중, 선우와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다. 헤어짐을 겪은 후에 맞이하는 새로운 만남, 선우는 만남을 무의미한 조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처리한다.


두 번째, 지원과 규형의 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부, 이들이 뉴욕에 가는 세부가 밝혀지면서 관계가 깨지고 이별을 맞는다. 누구에게는 사소한 문제가 누구에게는 인생을 흔드는 중요한 순간이 되는 것, 여기에서 관계의 뒤틀림이 온다.


세 번째, 유진과 은실의 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암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가는 모녀, 엄마는 불안하고 딸은 불만이다. 엄마는 수술이 불안하고 이번 여행이 마지막여행이 될 수도 있다고 믿으며 미국에 있는 아들을 보고 죽어야겠다는 마음이 깔려있다. 딸은 자신이 엄마를 돌보고 있으며 자신의 신변에 생기는 변화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불만이고 불안정하다. 둘 사이의 틈에 아들이 들어오고 아들을 사이에 두고 딸과 엄마는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내며 마음속 결별을 한다.


세 커플(여섯 명, 여섯 개의 밤)에게 일어나는 공통 요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간극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틈, 그것이 각자,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이제 이것은 관객 자신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추구한다. 그것은 동물의 즉자적 존재에서, 대자적 존재로 탄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가항력의 공허, 허무의 종이다. 혹은 고독, 비극의 운명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섬은 간극이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틈을 가지고 살아간다.

누가 와서 내 벌어진 틈을 채워다오.

내가 너의 틈을 채워준 것처럼, 나도 너의 틈을 채워주고 싶다.

-정현종, 김춘수, 장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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