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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Oct 12. 2024

순응자

돌을 던질 자, 누구인가?


감독/각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주연  장루이 트랭티냥(마르첼로 클레리치 역), 스테파니아 산드렐리(줄리아 역)

출연  도미니크 산다(안나 콰드리 역), 엔조 타라스치오(콰드리 교수 역),

        가스톤 모스친(망가니엘로 역), 포스코 지아체띠(일 콜로넬로 역),

        호세 쿠아글리오(이탈로 역), 피에르 클레멘티(리노 역),

       이본 샌슨(줄리아 어머니 역), 쥬세페 아도바티(마르첼로 아버지 역)

촬영  비토리오 스토라로

음악  조르쥬 들르뤼

미술  페르디난도 스칼피오티

원작  알베르토 모라비아「순응주의자」

수입/배급  일미디어  

개봉  1970|이탈리아, 프랑스, 독일|2023.06.14. 재개봉 113분|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잃어버린 시대 같은 영화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미 세상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종이 다른 사람들이다. 


1. 이미지 영화다

   영화의 본질이 영상으로 보여주기라면 미술가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화면들의 연속이다. 또한 어떤 장면은 전위적이고 상징적이고 표현주의적 목표를 향해 몰입한 영화다. 

    

2. 산만하다

   줄거리가 전체 영화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회상을 편집하여,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3. 주제 역시 산만하다

   귀족 출신 주인공이 파시스트를 자처하는 것은 신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에 대한 위장 전술이 평민인 줄리아와 결혼하는 전략이다.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마르첼로의 변신이다. 바야흐로 무솔리니의 시대다. 반정부인사인 그의 스승을 암살하는 임무를 받아 실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버지에 대한 부정에 해당한다. 그만큼 이 세대는 반역사적이며, 체제 순응적이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아버지를 죽이는 행위에 서슴없이 나선다. 

   그러나 현실은, 불륜, 동성애, 혼음의 세상이다. 욕망의 세계와 정치의 세계가 섞여도는 혼란한 세상이다.

   암살자와 동행하고 있는 엠마뉴엘부인 같은 영화다.     

 

4. 순응주의자 conformist, 기회주의자 opportunist

   체제가 바뀌고 독재자는 물러난다. 모든 것이 바뀌고 민중이 일어선다. 세상이 뒤집힌 것이다. (여기서, 이탈리아 역사가 갑자기 매우 궁금해진다. 그들의 정신세계 역시!) 

  그래서, 마르첼로가 보여주는 행동은 기회주의적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이게 기회주의자가 아니고 왜 순응주의자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기회주의자가 체재변화에 따른 선택의 목적이 이기적 목적에 있다면, 순응주의자가 보여주는 변신의 목적은 자기 생존에 있는 것이 아닐까, 과거 우리 역사에서 친일파가 일제에 붙었다, 이승만 정권에 붙었다 하는 모양새를 보면, 그들은 이득보다는 생존에 목적을 둔 행위를 거듭하며 역사고 정의고 필요 없는, 오로지 자신의 생존만이 유일한 존재 이유인 그런 부류의 기득권 계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벌 총수들이 라이벌 정당의 대통령후보에게도 정치자금을 댔던 현실은 우리도 마찬가지니까. 

  

5. 마지막 장면

  옆얼굴의 마르첼로가 스크린 밖의 관객을 응시한다. 그는 창살 안에 있다. 너희들도 그러하지 않으냐?라는 듯이 바라본다. 나에게 돌을 던질 자가 너희들 중에 있느냐는 눈빛이다.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는 예수의 말을 듣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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