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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 스프링 Sep 14. 2023

친정 옆으로 이사 오는 이유

친정으로 돌아오니 다시 만나는 동창들 

보통은 대학 입학 또는 취업을 하며 각자 생활하는 곳으로 거처를 옮긴다. 나 또한 취업을 하며 처음으로 친정집의 둥지에서 떠나 지방에서 타지 생활을 하였다. 그렇게 훌훌 흩어진 친구들과 선후배들. 결혼을 하고 독립하여 신혼집을 이루어 살다가 육아 휴직 후 복직의 고비에 맞닥뜨렸다.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돌아와 친정집 옆으로의 이사. 그런데 요즘 생각지 못한 아주 재미있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


30대 후반의 우리 세대는 부모님들처럼 동창회라는 끈끈한 결속력 있는 모임도 없을뿐더러 아기 낳고 한참 육아하기 바쁜 친구들과 연락 한번 하기 어렵다. 그런데 졸업한 지 20년이 넘은 친구들을 동네에서 우연히 만나거나 여러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면.


 고향에서 만난 친구들. 다들 무슨 일이지?



둘째 아이의 어린이집을 보내던 시절 학부모 모임에 처음 참가하였다. 원장님 말씀만 집중해서 듣다가 엄마들 사이에 가벼운 인사만 나누고 나오는데 한 엄마가 나에게 말을 거는 거다. 아는 사람도 없는데 도대체 누구지?


"너 000 아니니? 정말 오랜만이다! 여기 사는 거야?"


고등학교 동창이 학부모로 참가한 것이었다. 졸업 후 연락처도 모르고 소식 한번 못 들어 본 친구인데 여기서 만날 줄이야! 정말 세상 참 좁다. 반가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친구 역시 친정으로 돌아와 심지어 나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었다. 최근에 이사오기도 하고 나는 휴직 중이지만 친구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동선이 겹치는 일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 후로 동네에서 자주 만나기도 하고 육아 정보도 나누니 얼마나 마음 편하고 든든한 지원군인지!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우연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 


어느 날은 키즈카페에 갔는데 익숙해 보이는 얼굴을 발견. 중학교 동창이었다! 이 친구 역시 육아를 하면서 친정 옆으로 이사를 온 모양이었다. 이렇게 이제 길을 걷다 보면 종종 익숙해 보이는 친구들을 보고는 한다. 


어렸을 때나 내가 부모가 되어서도 친정엄마의 자리는 모두가 다시 돌아올 만큼 강력한 존재였다.


요즘은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초등학교 동창이 다시 돌아와서 병원을 차렸다더라 학원을 한다더라 등 다양한 소문이 들려온다. 여자들은 육아 때문에 친정으로 돌아온다면 남자들은 사업을 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듯하다. 잊고 지냈던 기억 속 초등학교 동창들은 까불이로 멈춰있는 데 성공한 소식을 들으니 웃음이 나기도 하고 참 새롭다.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시대 속에서 다시 한번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 현실이 참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하지만 결국 친정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따뜻함이 있기에 다시 친정엄마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 비단 육아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삶의 지혜를 바라보며 아직도 부족한 나의 부분들을 성장시키고 있다.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인 친정 엄마에게 다시 한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햇살 좋은 오후. 언제 만날지 모르는 친구들을 대비해 외출 전 옷매무새를 다시 한번 다듬어 본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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