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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반하별 Oct 25. 2023

삶은 내 마음의 지도대로 항해하는 여정이어야 합니다.

누군가 당신을 주눅 들게 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몫,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생각을 잘 정리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던 주제도, 막상 글을 통해 써보려면 도통 표현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글로 읽는 사람에게 내 의도를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많은 사유가 필요한지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요즘 저는 재외 한국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읽어보고 그들의 북토크 영상들을 시청해 보면서 글쓰기를 통해 생각하는 법, 글로 표현하는 법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파친코의 작가로 유명한 이민진 작가님의 하버드 강연 내용을 청취하면서 깊이 공감하는 바가 있어 글로 나눠보고자 합니다.



우선 이민진 작가는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한 1.5세대로, 1세대 이민자 가정의 어려움을 체득하며 성장했고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이민자 중 한 사람입니다. 어려서의 한국생활의 단편들을 너무나 생생히 기억하며 그리워하는 마음, 그리고 나의 뿌리를 알게 해주는 한국의 역사, 고국의 현재를 이해하고 알아가기 위한 깊은 사유와 연구. 이를 통해 한국인만이 아닌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스토리텔러입니다.


 

한국에서 성인이 되고 자발적 선택을 한 이민 1세대이고 한창 해외 책 번안본에 빠져 읽었던 나는, 부모를 따라 이민한 분들이 "파친코"나 "작은 땅의 야수들"처럼 아주 한국적인 주제로 작가님이 되신 이야기가 참 궁금합니다. 자의가 아닌 타의(부모) 선택으로 전혀 다른 세상과 마주한 이유에서 일까요. 해외 생활 중에 소위 어린 나이에 이민/유학생활을 해온 이민자들과의 대화를 해보면 종종 그 경계에서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https://youtu.be/n-0 yE8 QG-_


미국에서 유년생활을 보낸 한 청년이 자신이 성장하고 공부한 미국을 떠나 사정에 밝지 않은 한국으로의 취업을 염두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잃어하는 모습에 대해 이민진 작가의 대답입니다.



Do find your field. Initially you're going to be stumbling but that normal.

If the thing is not going well, it's difficult or if it's unfamiliar to you. It's a very different thing.

When you strat something, it's unfamiliar but it doesn't mean that you're bad at it. It's just unfamiliar.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일에 서툰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에요.


그 일에 서툴고 어렵다는 것이 그 일에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에 익숙해지기 위해 연마하세요(의역)



I really encourage you to find your field.

And if people try to make you feel ashamed, I want you to know that it's their shame not yours.



정말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주눅 들게 하고 비난을 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몫이지 당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님을 명심하기를 바라요.



내용을 듣고 보니 강연의 전체 흐름이 궁금해서 강연 원본을 찾아 들어가 봅니다.

https://youtu.be/OKva7 dVgzGg


강연 내용은 이미 베스트셀러인 파친코 책보다는 신간으로 준비 중인 Hagwon(학원)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유난한 한국의 교육열과 학원문화가 성행하는 근본 뿌리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한국 그리고 한국문화에 대한 다른 관점을 이야기 나누고자 하는 작가의 다분히 (새로운 주제의 대한) 흥분된 어조를 나눕니다.


이후 청자와의 질의응답시간,  위의 발췌된 청년 질문이전에 다른 분이 완곡하지만 노골적으로 이민진 작가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재미 한국인이 한국 현실을 살아보지 않았고, 학원문화 상황을 모르면서 그 얘기를 쓰겠다고 하는 것이냐 하는, 질문의 의도가 충분히 느껴집니다.



Some people know about Korea much more than I do. Awesome.

But the thing that I feel like I can do better than most people is that I could feel more and use that feeling more with my craft of fiction. That's my little field. And I can try to do that as well as I can.

I write it for me.

I don't think I speak for anybody. And I wouldn't take that one.

That said I think people think I speak for a lot of people.

I do think of an ideal reader who loves me and think that my thoughts might have some value.



물론 한국에 대해 나보다 훨씬 많이 아는 분들이 많지요.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나는 남들보다 상황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느끼고 그 감정을 창작하는 특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는 그 특기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씁니다.

(여동생이나 가족들의 끝없는 용기와 응원이 좋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또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내 글을 통해 나의 생각이나 관점에 흥미를 가지고 가치를 부여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You know that the world isn't waiting for you to start talking.

So you have to decide maybe you'll say something, maybe they'll hear you.

So I encourage you to speak.

I woudn't say that you're speaking for me. But I would say that when you do speak, it gives me courage.



세상은 당신이 이야기하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세상에 이야기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당신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마도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을지도(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용기 내서 세상에 이야기를 하기를 바랍니다.


그 이야기에 누군가는 용기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글을 쓰고 세상과 나눈다는 것은 어떤 마음의 자세로 행해야 하는 것인지 이민진 작가님의 귀한 말씀을 되새기며 마음 깊이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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