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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반하별 Oct 21. 2023

내 마음속 호기심의 불씨를 키우라

'누들 로드' 기획 前PD  이욱정 마인드 앳플레이 삼프로 좌담 시청후기

저는 밥보다 국수를 좋아한다고 할 수도 있을 만큼 국수 마니아입니다. 만들기 쉽고 한 그릇 소담하니 모든 것을 담아 먹을 수 있어 설거지 그릇도 하나로 끝날 수 있게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고명에 뭐가 많이 올라가지요. 알록달록 고명을 담아 올려놓으면 그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날도 라면이었는지 잔치국수였는지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TV에서 '누들 로드'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가수 윤상의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시작합니다. 분명 처음에는 내 밥상 위의 국수처럼 평범한 이야기가 시작이었는데, 칭기즈칸의 대륙 정복으로 진행되더니 이탈리아의 파스타의 원조도 아시아일 수 있다는 가정에까지 이릅니다. 음식에 자부심이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도 동의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 즐겨보는 유튜브 삼 프로 TV에 이 누들로드를 제작하신 이욱정 마인드앳플레이 대표님이 나오셨습니다.  


 

좋은 기획이란, 작은 것에서 큰 얘기를 도출해 내 의외성을 끌어내는 것”


 

누들로드가 가장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국수 한 그릇을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그 이후에 '누들 로드' 책도 읽어보고 '커피의 역사'와 같은 일상에 쉽게 접하는 음식의 역사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좌담에서 인용하신 대로 한 방향 차선에서 접촉 사고가 나면 다른 방향의 차선 또한 그 운행 속도가 느려집니다. 왜 사고가 낫는지 다들 궁금하거든요. 사고 현장을 보고 나면 "아이고 저 사람은 골치 아프겠구나", "다친 사람이 없으면 다행이지 뭐" 같은 상황 다른 관점으로 다들 한 마디씩 하기도 하지요.  


 

찰나의 모든 혼을 담는 것은 초밥을 만드는 장인의 손길이나 야구 게임을 하는 선수나 마찬가지다. '찰나'가 소중하다.”


 

순간의 불꽃처럼 지나가는 생각들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평소에 스치듯 지나가는 그 찰나의 불꽃을 메모해 두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안 하던 습관 들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초밥 장인이나 야구 선수들은 평생을 그 기술을 위해 연마하는 사람들이지요. 저는 잠깐 현악기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이고 그 기술 연마의 깊이가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었음에도 하루만 연습을 하지 않아도 손이 굳고 다시 몰입을 이어가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됨을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찰나'가 사실은 그저 찾아오지 않는 꾸준한 노력의 결과물 일 때가 많습니다.


 

생명의 본질은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인간의 본능이다.”  

 “우리는 모두 관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본질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우리는 사랑할 거리를 찾아 헤맵니다. 나를 사랑하기 뿐만 아니라 그 사랑을 나눌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인생의 본질적 가치인 것 같습니다.


 

호기심의 불씨를 키우는 사람의 인생은 진정 살아 있다.”

 “내 마음에 살아 움직이는 불씨를 잘 키워봐라.”


어제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에 인생 첫 에세이를 응모했습니다.

이제 막 글쓰기 시작한 병아리 단계이지만,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를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글 소재를 찾고 초고를 쓰고 퇴고하는 과정도 당연히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글을 써 가면서 보니 마감 기한이 없고 뭔가 이뤄내는 과정을 느끼기 어렵다면 꾸준히 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좀 더 발전하는 글쓰기를 꾸준히 해나가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 같은 초보가 무슨" 그런 마음이었다가, 어차피 공모 당선이 목적이 아니라 연습을 위해서 라면 조금 하드 트레이닝 해보자는 생각까지 미친 것이 2주 전이었습니다. 공모 마감 기한까지 2주간 정말 열심히 썼습니다. 기존에 써 놓았던 이야기들과 초고는 뭐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쓰니 편안했는데, 이 퇴고의 과정이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논리가 있어야 되는데 그 논리라는 것이 쓰는 대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요. 하면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고치고 고치기를 계속해서 반복했습니다. 사실 집이 엉망입니다. 집 청소고 뭐고 시간만 나면 앉아서 썼습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남도 궁금해한다면 돈이 따라온다”


열심히 썼고 어쨌거나 한 권이 묶여 출품을 했으니 이제는 제 손을 떠났습니다. 머뭇거리지 않고 도전해 본 것에 의미를 둡니다만, 독자에게 얼마나 그 마음이 닿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돈이 되지 않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창 빠져 있는 글쓰기를 통해 돈을 불러올 방법이 있는가 생각이 미칩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이 남도 궁금해할 것인지의 고찰이 답이었습니다. 같은 날, 마케팅 수업 과제인 Web  Analytics Qualification 시험을 봤는데 점수 40점이 나왔습니다. 열심히 쓴 글을 온라인 세상에서 나누고자 하는 사람의 시장 이해 수준을 점수로 보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글쓰기는 '쓰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읽어줄 남'이 필요합니다. 그 접점을 찾아가는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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