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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반하별 Jun 20. 2024

브런치 스토리, 라이프 분야 크리에이터에 선정된 이유

글쓰기는 루틴의 힘이다.

이사하느라 내 코가 석 자인 날들

이삿짐 박스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방 한가운데 앉아 물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라이프 분야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셨습니다” 스팸 문자인 줄 알고 삭제를 누를 뻔했다. 다시 읽어보니 브런치 사이트에서 보내온 축하 메시지였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아웃풋 그리고 일상의 변화

2023년 10월 5일, 브런치 작가 승인 메일을 받은 이후 글 98편을 게재했고 일부는 다섯 권의 브런치북으로 묶였으며 현재도 연재 중에 있다. 귀한 구독자 109명이 생겼고 브런치 메인 사이트에 오르는 행운도 맛보았다. 무엇보다 매일 글쓰기 소재나 주제가 떠오르는 재미난 일상이 시작됐다. 이 아웃풋은 뭐니 뭐니 해도 매일 같은 시간에 앉아 쓰는 '글쓰기 루틴의 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습관의 힘이 가져온 나비 효과, 꾸준한 글쓰기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매일 행하는 루틴이 생기면 뇌가 그 시간이면 활발히 작동하는 자동시스템이 생기는 듯하다. 매일 같은 공간에 앉아, 같은 시간에 행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글쓰기 싫은 날, 한 줄도 써지지 않는 날은 앉아서 하다 못해 책이나 신문 사설 필사라도 한다. 결국 습관이 되는 힘든 과정을 지나고 나면 몸이 기억하는 진정한 루틴이 될 수 있다.  


루틴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깨지기는 정말 쉽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집 이사 신경 쓰느라 그 루틴이 완전히 깨져 버린 상황이다.

기존 내가 알던 주택매매 패턴과 너무나 다른 영국 시스템 안에서 일을 이뤄 내려니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루 종일 집안 정리하고 생활을 안정시키는데 집중하느라, 글쓰기 일상은 호사 중 호사가 되어버렸다. 먼지 뒤집어쓴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것 같던 짐 싸기가 끝나고 나니 이제는 이삿짐 정리라는 새로운 챕터가 활짝 열려있다. 집안 구석구석 온전히 있는 물건이 없지만, 가족들의 일상은 그대로 유지하는데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다.  


브런치 사이트가 전해 준 에너지

이삿짐을 옮긴 지 3일 차, 오래간만에 책상 앞에 앉아 글 한 줄이라도 써 보려 하지만 소득 없이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곗거리 삼아 쉽게 의지가 꺾이고 만 것이다. 이쯤에서 한 번 힘을 주자는 세상 에너지가 브런치팀에 닿은 것일까. 사실 며칠간 새로운 글이 업데이트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시고 좋아요 클릭해 주는 독자분들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궁금하던 차였다. 아마도 브런치 사이트에서 어딘가에 내 글을 노출시켜 주나 보다 짐작만 하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크리에이터 선정 소식을 접하니, 상 받은 나는 이번 주 독자와 약속 연재 날짜를 어긴 사실에 혼자 속이 뜨끔 찔린다.

 

다시 글 쓰는 습관 장착하기

이미 놓쳐 버린 연재 약속은 잊고 오늘부터는 한 줄이라고 써보리라 다짐한다. 집안 물품 설치하고 정리하느라 하루 종일 종종걸음을 하다가 밤 시간 책상 앞에 앉았다. 여전히 글 한 꼭지 써내는 것도, 책 한 줄 읽는 것도 힘들지만, 다시 루틴을 잡아가는데 무엇이든 '시작이 반'임을 잘 알고 있다.  


크리에이터로 선정되면 무엇이 좋을까?

크리에이터 선정 사실에 비실 비실 새어 나오는 웃음 짓다가 정신 차리고는 선정 결과와 이유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이메일을 다시 찬찬히 읽어봤다. '일관된 주제'로 '꾸준히 연재'가 선정된 핵심 이유였다. 앞으로 쓰는 글의 퀄리티에 따라 다음이나 카카오 사이트 노출도를 좀 더 높여줄 수 있다는 말이 솔깃하다.  


읽히는 글이란 무엇보다 글 자체의 흡인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독자가 관심이 있을만한 주제나 내용이라 할지라도 어디에 어떻게 노출되는가에 따라 그 글이 읽힐 가능성은 천차만별이다. 될 수 있으면 규모가 큰 사이트에 노출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브런치 사이트에서 그 부분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은 무명작가에게 큰 힘이 된다.


브런치 라이프 분야 크리에이터로써의 포부

읽히는 글쓰기의 본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

- 가장 나답게 쓸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 발굴하기.

- 내 글을 독자가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가 질문하기.

- 재미 또는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담겨 있는가.  

- 일관된 글쓰기 루틴의 힘에 의문달지 않고 계속해 나가기.

매일의 작은 습관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큰 힘으로 다가올 수 있는 가장 귀한 자산임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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