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과학 잡설

허블과 웹

우주에 대한 인류의 도전

by 허준영

'에드윈 파월 허블'은 팽창 우주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적인 천문학자다. 그리고 '제임스 에드윈 웹'은 미 우주항공국(NASA)이 2대 국장으로 닐 암스트롱이 달에 인류의 첫 번째 발자국을 남길 수 있도록 한 아폴로 계획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은 이름에 에드윈이 들어간다는 점 이외에도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의 이름을 딴 우주 망원경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이들의 이름을 딴 망원경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본격적으로 두 우주 망원경을 살펴보기 전에 왜 망원경을 우주로 보내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하늘에 관심을 두었다.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천체 관측이 행해졌고 우리나라 경주의 첨성대도 천체 관측소로 여겨지고 있다. 조선 시대에 천체 운행을 관측하기 위해 설치한 관천대도 천체 관측소다. 하지만 천체 하나하나를 망원경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관측한 것은 아니었다. 망원경을 천체 관측에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은 그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갈릴레이가 달의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목성이 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후 인류는 관측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켰다. 지금 우리가 가진 관측 능력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그런데 지표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데는 한 가지 장애물이 있다. 바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다.


지구의 대기는 인류와 생명체의 입장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숨을 쉬며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온실 효과를 일으켜 우리가 살아가기 적절한 기온을 유지시켜 주는 게 바로 대기다. 또 우리에게 해로울 수 있는 자외선을 차단해 주며, 적당한 사이즈의 운석은 대기권에서 소멸되어 지표면을 지켜주는 방어막의 역할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지구에서 우주를 올려다보는 데는 방해 요소가 된다.


우리가 우주를 관측한다는 것은 우주로부터 오는 무언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한데 우주에서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인 빛을 포함한 전자기파의 일부는 대기권에 모두 흡수되어 사라진다. 특히 적외선과 자외선은 지표면에는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표면의 우리에게 도달한다고 해도 대기권에 의해 조금 변형되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면 한강에서 남산에 서울타워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걸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하물며 우주에서 오는 빛은 대기권 전체를 통과해야 한다. 마치 방송국에서 8K 영상을 지구로 보내주고 있는데 우리는 흑백 브라운관 TV로 영상을 받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망원경을 우주 공간으로 내보내면 일단 대기에 의해 차단되는 영역의 전파도 모두 관측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적외선이나 자외선 영역도 관측이 가능하다. 그리고 한 가지 이점이 더 있다. 지표면은 밤낮이 있기에 하루의 절반만 관측이 가능하다. 하늘을 구름 덮고 있는 날은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주는 그렇지 않다. 24시간 망원경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Photo by NASA)


인류가 우주에 올려놓은 망원경은 위의 두 망원경 말고도 더 있다. 그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망원경이 허블과 웹이다. 허블 망원경은 1990년에 우주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거대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길이가 13미터에 직경이 2.4미터에 달한다. 40피트 컨테이너 하나 사이즈라고 보면 된다. 발사 초기 광학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몇 차례 수리를 거쳐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 기능을 하고 있다. 많은 어린이들을 천문학자의 길로 들여놓은 원흉(?) 이기도 하다.


요 며칠 인터넷을 뜨겁게 하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몇 차례 연기 끝에 2021년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올려졌다. 사이즈는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더 크다. 길이가 20미터가 넘고 높이도 13미터에 이른다. 우주로 발사하는 과정도 험난했다. 크기가 크지만 그 모습 그대로 로켓에 실어 발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접힌 상태로 로켓에 실려 발사되어 우주 공간에서 설계대로 펼쳐지는 방식을 택했다. 그 거대한 크기만큼 성능도 뛰어나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보여준 이미지가 인류에게 준 충격을 생각하면 앞으로 웹이 보내올 자료가 우리에게 줄 임팩트도 엄청날 것이다.


발사 이전에 웹 망원경, 주경의 일부가 접혀 있다. 웹은 워낙 멀리 떨어져 있기에 허블 망원경과 같이 우주 속에 떠있는 실제 사진은 없다.(photo by NASA)


두 망원경은 모두 우주 공간에 자리 잡고 있지만 여러 가지 차이점도 존재한다. 우선 관측 영역이 다르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영역 관측에 최적화되어있지만, 웹은 적외선 영역에 최적화되어있다. 심우주 관측에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빛을 모으는 거울(반사경)도 웹이 훨씬 커서 허블보다 7배 넘는 빛을 모을 수 있다. 두 망원경의 위치도 다르다. 허블은 지표면에서 559Km 상공에 위치하며 96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도는 궤도에 위치한다. 하지만 웹은 상당히 멀리 있다.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다. 웹이 위치한 정확한 지점은 태양과 지구를 일직선으로 연결하여 지구에서 150만 Km 더 떨어진 지점으로 태양과 지구의 중력과 원심력이 평형을 이루는 지점인데, 안정적으로 망원경을 운용할 수 있는 위치 정도로 알아두자.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리스크가 있다. 혹시라도 망원경에 이상이 생기면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허블 망원경의 경우 5번에 걸쳐 수리했는데 지구와 가까운 궤도에 위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웹의 경우 고장이 나면 활용에 바로 제약이 걸린다. 웹을 발사할 때 망원경이 펼쳐지는 단계에서 많은 과학자들이 맘을 졸였던 것은 바로 이 이유였다.


이틀 전인 7월 11일, NASA는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웹 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이 공개했다. 앞으로 웹과 우주 망원경을 통해 인류는 우주의 신비에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앞서 허블을 어린이들을 천문학자의 길로 이끈 원흉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그 덕에 인류의 지식수준이 진보한 것은 분명하다. 이제 그 역할을 웹이 대신할 것이다.


(표지 사진 : 웹 망원경의 첫 번째(?) 심우주 이미지, photo by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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