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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영 May 20. 2024

서울 중심에서 만나는 과학의 흔적

가볍게 떠나는 과학여행 : 10 광화문 광장 + 고궁박물관 + 관천대

  서울의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는 누가 뭐래도 고궁이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은 물론이고 덕수궁과 경희궁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특히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피부색과 머리색은 다르지만 모두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인류 대통합(?)의 장이기도 하다. 당연히 고궁은 우리나라의 역사, 특히 조선시대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역사 체험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흔적 역시 찾아볼 수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도 과학기술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광화문 광장은 서울 시민은 물론이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공간이다. 광화문 광장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이라 할 수 있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세종대왕 동상 앞에 조선시대의 대표 과학기술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혼천의, 측우기, 앙부일구와 훈민정음의 모형 전시물이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많은 사람이 찾는 광화문 광장에 과학기술 유산이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의 혼천의, 측우기, 앙부일구.

  혼천의는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천체관측기구다. 측우기는 비의 양을 측정하는 기구이며 앙부일구는 그림자를 통해 시간을 알 수 있는 해시계다. 실제 조선시대에 사용되었던 것들을 보여주는 전시물인데, 우리 민족의 과학기술유산을 가장 전면에서 보여주는 전시물이라는 측면에서 과학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반갑니다. 

'국립고궁박물관'과 박물관 지하 1층에 위치한 '과학문화 전시실'

  경복궁 옆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시대와 대한제국 시절의 다양한 궁중 유물을 볼 수 있는 장소다.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1층에는 조선 시대의 과학기술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과학문화' 전시실이 있다. 과학문화실에는 앞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본 혼천의, 측우기, 앙부일구뿐 아니라 다양한 과학기술 문화유산을 직접 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 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과학기술 유산,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측우기, 앙부일구, 관상감,  칠정산, 혼천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하늘을 잘 살펴왔다. 조선도 마찬가지로 임금은 '관상수시', 즉 하늘을 살피고 시간을 내려야 한다는 있었기에 하늘을 살피고, 시간을 측정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관상감'이라는 기관을 두고 한하늘과 기상을 관측했으며, 혼천의, 측우기, 앙부일구, 자격루와 같은 기구도 만들어 섰다. 또 '칠정산'이라는 우리나라에 맞는 역법(달력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조선의 과학기술 업적이 꽃을 피운 세종대왕 시기에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이 전 세계에서도 수준급이라는 사실이다. 궁중 과학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점은 분명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과학문화 전시실의 대표 전시물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우리나라 기준의 밤하늘의 모습을 돌에 새겨놓은 것이다.

  과학문화실의 대표 전시물은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이다. 지도는 밤하늘의 지도로 관측연대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전체 하늘의 천문도다. 각석은 조선이 건국되고 얼마 되지 않아(태조 4년) 만들어진 것으로 밤하늘의 별들을 아주 정밀하게 새겨놓은 우리 민족의 역작 중 하나다. 고궁박물관의 각석은 조명과 영사장치를 활용해서 각석의 각 부분이 의미하는 것을 설명해 놓은 멋진 전시물이라 할 수 있다. 

안국동 현대건설 사옥 앞의 '관상감 관천대'. 관상감은 조선시대 천체를 관측하던 기관으로 과거 관상감이 이 자리에 있었다. 관천대는 천체 관측기구를 설치해 별을 관측하던 시설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을 나와 안국역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우리나라의 또 다른 과학기술 유산을 만날 수 있다.  안국역에는 현대건설 사옥이 있는데, 사옥이 위치한 곳이 과거 조선시대 '관상감'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는 '관상감 관천대'라는 구조물이 남아있다. 관천대는 천문 관측 기구를 올려놓고 하늘을 관측하던 곳이다. 서울에는 '관천대'라는 이름을 가진 유물이 하나 더 있는데, 창경궁에 있다. 창경궁 바로 옆에는 '국립어린이과학관'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광화문에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더불어 과학기술 유산도 살펴보고 어린이과학관까지 방문한다면 아주 멋진 과학문화 탐방 코스가 된다. 


  광화문 인근에는 고궁은 물론이고 많은 박물관이 있다.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로는 모자라는 곳이다. 그리고 사실 과학기술과는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유산을 통해 과학과 기술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광화문에 갈 일이 있다면, 오늘 소개한 몇 곳 중 한 곳은 꼭 둘러보시기를 권한다. 특히 아이와 함께라면 더더욱.



광화문 인근의 과학문화유산 영상으로 살펴보기

https://youtu.be/O9dqRSASn6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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