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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영 Jun 27. 2020

'책임' 만큼 월급을 받는다.

책임질 자격도 없는데 무슨 책임을 지는가?

  직장에서 '관리자'와 '책임자'라는 말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흔히 말하는 팀장님, 실장님, 본부장님과 같이 직책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 관리자이며 책임자다.


  한데 가끔 이들이 '책임자'가 아니라 '권리자' 같은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잘되면 다 내가 잘해서인 거고,  되면 다 직원들 탓이다. 남들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기에 주어지는 권리는 모두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은 직장 생활을 암울하게 하는 존재들이다.


  한 번은 행사용 자료집을 만든 적이 있다. 행사 당일 아침에 책자를 받았는데 모든 숫자가 깨져서 인쇄되어 있었다.  하늘이 노랬다. 당장 2시간 후에 행사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자료집은 내놓을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가 뭔데 책임을 져? 책임은 아무나 지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행사장이나 내려가 봐!"


  내 딴에는 큰 맘먹고 내뱉은 말이었는데... 정신없이 행사장으로 내려가면서 핀잔인지 위로인지 모를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남았다.


  우린 받은 '책임' 만큼 월급을 받는다. 그러니 책임지는 건 월급 많이 받는 양반들이 해야지. 받는 월급이 으면 책임질 자격도 없다.


  그러니까 당당히 말하자. 이번 건은 팀장님께서 책임지고 처리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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