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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영 Jul 18. 2020

직장에서의 업무 기록

업무에 대한 기록과 정리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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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 지출결의 건 관련 회계팀과 전화 통화 - 규정상 계좌이체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14:30 거래처 ㅇㅇㅇ의 최 과장과 통화 - 17시는 넘어야 초안 송부 가능하다고 함

15:05 거래처 ㅇㅇㅇ에 초안 작업 시 반드시 반영해야 할 점 메일로 송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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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동료 중에 자신의 업무 진행 현황을 분 단위로 끊임없이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면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기록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인다. 같이 업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금방 처리할 수 있는 일은 제쳐두고 기록만 자꾸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왜 그렇게 기록에 집착하는지 이유를 잘 모르다가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조금 씁쓸했다. 입사 초기에 도대체 하는 일이 뭐냐는 질책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시한 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오해를 받은 적도 있단다. 그런 경험이 때문에 기록이 습관이 되었다고 한다.


  기록은 양날의 검이다. 곤란함에서 벗어나게 해 주기도 하지만, 내가 잘못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 간단한 사안은 전화 통화나 구두 지시로 처리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중요한 사안은 문서나 메일을 통해 처리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문서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절차와 규정에 맞게 일을 처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또는 내가 잘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닌지 가끔 헷갈린다.


  효율적 업무 처리를 위해서 중요한 사항 들을 메모해 두는 습관은 필요하다. 중요한 사안은 메일로 주고받아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회의에 녹취를 하는 것도 어찌 보면 같은 이유일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분단위로 자신의 업무 진행 현황을 기록하는 건 솔직히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표지 사진 : photo by Monfocus o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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