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준영 Aug 02. 2020

버티는 공간, 즐기는 공간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직장인의 일상

  "야~~ 이제 두 시간만 버티면 된다!"


  오후 4시가 되면 항상 이렇게 말하는 동료가 있다. 그 친구에게 회사는 버티는 공간이다. 한 시간, 한 시간을 버텨내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안 좋은 소식에 회사 분위기가 침체되어 숨 쉴 수 없이 침울할 때나, 상사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게 뻔한 상황이라던가, 개인적인 일 때문에 골치가 아픈 상황인 경우에 직장은 가만히 있기만 해도 갑갑한 공간이다. 하지만 항상 그렇다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집이 아닌 직장이다. 직장이 겨우 버텨내야 하는 공간이라면 행복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이라면 직장은 안 다니는 게 맞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먹고살아야 하고, 가정을 부양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직장 생활을 버텨내는 이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그래! 즐기면 되겠다!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어제까지 버티는 공간이 하루아침에 놀이동산 같은 즐거운 공간이 될 수는 없다. 하나하나 조금씩만 바꿔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은 숨 쉬기 편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직장 동료 중에 젊은 친구들은 컴퓨터 바탕화면에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으로 설정해둔다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을 책상 곳곳에 둔다. 반대로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 책상에는 가족사진이 있다. 그 차이가 기혼자와 미혼자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들에게 물어본 결과 꼭 그 차이만은 아닌 것 같다.


  젊은 친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이나 캐릭터 인형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에 반해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가족사진을 보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어는 것이 직장 생활에 더 도움이  모르지만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하다.


  단지 시간을 축내며 월급날만 기다리기보다는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즐거울만한 요소를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래야 겨우겨우 버티는 직장생활이 아니라 가끔은 즐거운 직장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비장한 각오보다는 입가에 맴도는 미소의 힘이 더 강할 때도 있다.



(표지 사진 Photo by Daniel von Appen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폭탄 돌리기의 달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