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이 신체 균형에 미치는 영향
얼마 전부터 오른쪽 허리와 엉덩이 부근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진다. 한참 동안 고민했다. 도대체 왜 오른쪽 엉덩이가 뻐근한 느낌이 들면서 가끔 허리에서도 통증이 느껴지는 걸까? 어디 부딪힌 적도 없었다. 잠을 잘못 잤다고 하기에는 느낌이 달랐다. 그러다가 의심 가는 녀석을 발견했다.
필자는 경기도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장시간 광역 버스를 탄다. 교통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하루에 3시간(왕복) 정도는 길에서 보내고 있다. 아침에 버스에 올라 타 자리에 잡고 앉고 나서 깨달았다. 오른쪽 엉덩이를 뒷 주머니 속 지갑이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무실에서는 지갑을 빼서 책상에 올려 두지만 버스에서는 행여나 잊어 버릴까 그대로 주머니에 두고 있었는데... 그 녀석이 엉덩이 근육에 영향을 준 것 같다.
여름이 되면 지갑은 자연스럽게 뒷주머니를 차지한다. 겉 옷을 입고 다니지 않게 되니 마땅히 넣을 곳이 없다. 앞 주머니는 왠지 불편하고 손에 쥐고 다니자니 손을 써야 할 때는 부산스러워진다. 백팩에 넣고 다니면 필요할 때 꺼내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난 오른손잡이다. 그래서인지 지갑은 오른쪽 뒷주머니에 넣게 된다. 그게 내 몸의 균형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두꺼운 녀석은 아니지만(두꺼우면 좋으련만) 그 때문에 약간 경사진 의자에 앉는 효과가 있을 테고, 틀어진 오른쪽 엉덩이가 왼쪽보다 훨씬 더 많은 압박을 받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허리부터 시작해서 내 몸의 균형에 영향을 주고 있으리라. 지금은 근육통이 그쳤지만 아마 시간이 지나면 골반이 틀어지고 신체 균형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 틀림 없었다.
신체적으로 좌우 근육이나 골격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완벽하게 신체 좌우가 균형을 이룬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잘못된 습관 때문에 생긴 불균형은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골반이 틀어지거나 척추가 휘어지는 척추 측만증 같은 증상은 통증을 불러온다. 잘못된 습관의 대표적인 것은 짝 다리를 짚는 것이다.
어딘가 몸 한구석이 뻐근하거나 통증이 오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치료는 필요하지만 잘못된 습관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짝 다리, 다리 꼬기는 물론이고 하이힐을 오랫동안 신는다던가, 무리하게 무게 운동을 하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의 힘으로 수많은 질병을 극복했고 인간의 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안 좋은 습관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리라. 약이나 치료로 무너진 신체 균형을 맞춰 줄 수는 없으니까.
40이 넘었지만 아직 젊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뒷주머니 지갑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Photo by Steve Buissinne on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