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준영 Jun 30. 2021

나는 몇 명 몫을 하는 거지?

옆에 있는 사람 월급 주려고 내가 일하는 거 같은 느낌은 뭐냐...

나는 매일 정신이 없다. 

매일매일 끝내야 하는 일이 있다. 제출해야 하는 자료가 있다.

매 순간이 초 치기다. 


옆에 앉아 있는 동료 직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솔직히 관심도 없다. 

그러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주변에 여유가 넘치는 선배, 후배를 보고 있자니

배알이 꼴린다. 


화장실을 다녀오며 슬쩍 본 누군가의 모니터에는 2시간 전과 똑같은 문서, 그것도 같은 페이지가 열려있다. 

마침표 하나라도 찍었나... 모르겠다.


의자를 한껏 눕히고 거만한 자세로 핸드폰을 한참 보던 직원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부서로 향한다. 

업무 협의를 하러 가는 걸까? 

아니다. 십중팔구 그 부서의 누군가와 업무에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러 가는 거다. 


주식, 코인이거나 아니면 사내 정치에 관련된 무언가를 하는 것일 테다.

자기가 누구보다 낫다거나, 

누가 왜 부서장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거나. 뭐 그런 이야기 말이다.

하루에 2~3시간은 그렇게 워킹 타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잠깐 여유를 가지고 둘러본 사무실 풍경은 다채롭다. 

어디는 시장 바닥이고, 어디는 휴양지 풍경이다. 

몇몇은 정신이 없고, 그보다 많은 이들은 여유롭다.

여유로운 사람들 중에는 탁월한 업무 역량으로 많은 일도 여유롭게 쳐내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보통 여유로운 사람들은 별로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오늘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하는 일이 몇 명 몫일까? 

허덕이긴 해도 나 혼자 하고 있는 걸 보면 한 명 몫인 거 같긴 한데.. 


왜 옆에 있는 다른 직원 1~2명 월급까지 책임지는 느낌일까.


잠깐의 푸념을 하고 급하게 출장 준비를 하고 사무실을 나선다. 

여전히 난 여유가 없다. 아직 노하우가 부족한 직장인이라 자위하며 걸음을 재촉한다.


(Photo by Saulo Mohana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나 아는 업무 문서 작성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