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지 말자. 이제 그들이 우리의 동료다.
요즘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새로 입사한 신입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다. 그들의 전반적인 특징과 우리 세대와의 다른 점을 하나하나 따지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마지막은 항상 '그래서 힘들다'로 끝이 난다. 정말 그럴까? 20대 신입 직원들과 같이 일하면서 느낀 것들을 곰곰이 곱씹어 봤다.
사실 'MZ세대'라는 단어는 포괄하는 범위가 너무 넓다. 80년대 초에 태어난 40이 넘은 직원도,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0대 초반의 인턴도 MZ세대다. 이게 말이 되는가? 20년의 시간을 한데 묶은 세대라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 하지만 분명히 무언가 공통되는 요소가 있으니 그렇게 통칭하겠지만 말이다.
일반적으로 언론이나 인터넷에 정의된 MZ세대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모바일 기기와 친밀하다. SNS를 즐겨 사용하며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한다.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며 상품보다는 경험을 소비한다고도 한다. 맞는 말일까?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만난 MZ 세대의 신입 직원들은 모두 달랐다. 오히려 그 각기 다름이 특징이라고 할 정도로 말이다. 다만 전반적인 경향이라고 느낀 점이 두 가지 있다. 먼저 밝혀둘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라는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해서 읽어주시길 바란다.
첫째. MZ세대는 일을 잘한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내가 느낀 MZ세대는 그랬다. 다만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 목표가 명확해야 하며 업무 지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무를 정할 때 그들의 의사가 반영되었다면 더 잘 해낸다.
예전에는 눈치와 센스가 중요했다. 그 눈치와 센스는 윗사람들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필요했다. 미리 알아서 상사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준비하는 것을 '일을 잘한다'라고 표현했었다. 내가 느낀 MZ 세대는 그런 눈치와 센스가 없다. 아니 정확히는 '눈치와 센스를 업무에 쓰지 않는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려주고 기한을 정해주면 그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잘한다. 이게 내가 느낀 MZ 세대의 첫 번째 특징이다.
두 번째. MZ세대는 조직 친화적이다. 물론 여기에도 전제조건이 있다. 원칙과 설명이 필요하다. 흔히 MZ 세대는 불공정과 불평등에 민감하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우리는 민감하지 않았는가? 예전 세대인 우리들도 동료와 술잔을 기울이며 회사의 처사에 한탄하지 않았었나?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차별을 받았을 때의 대응 방법이다. 우리는 감내하고 참았다면 MZ 세대는 참지 않는다는 게 다르다. 이런 특징 때문에 MZ세대는 조직보다는 개인을 더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리라.
그래서 원칙과 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그렇다면 MZ세대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리고 설명도 필요하다. 가끔은 잘 알지 못해서 그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설명하면 된다. MZ 세대는 애착도 강하다. 자신의 조직에 애착을 가지면 더 강력한 아군이 된다. 이게 두 번째 특징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데로 개인적인 느낌이고 의견이다. 단지 두 가지뿐이지만 이들이 조직의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두렵거나 걱정스럽지 않고 기대가 되는 이유다.
어쨌거나 이제 그들 MZ세대는 우리가 함께 일을 해야 할 동료가 아닌가.
(Photo by josephredfield on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