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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콘텐츠의 완벽함

by quitter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완벽한 콘텐츠보다 어딘가 부족하고 정제되지 않은 콘텐츠에 더 끌리기 시작했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철저히 기획된 영상보다 즉흥적이고 날것 그대로의 장면들에 더 열광한다.

고화질의 세련된 광고보다 누군가 핸드폰으로 대충 찍은 브이로그가 더 친근하게 다가오고, 수많은 리허설 끝에 탄생한 공연보다 즉흥적인 무대 실수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사람은 원래 불완전한 존재다.

우리는 실수하고, 생각이 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의 불완전함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콘텐츠일지도 모른다.

정제되지 않은 콘텐츠는 단순히 ‘조잡함’이나 ‘미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인간적이고, 더 진짜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완벽하게 편집된 사진보다, 흐트러진 머리와 자연스러운 웃음이 담긴 셀카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흥미로운 점은, AI가 만들어낸 불완전한 결과물에도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것이다.

AI가 이상한 문장을 만들어내거나, 그림에서 손가락 개수를 잘못 세거나, 엉뚱한 답변을 내놓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웃고, 공유하며 재미있어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에 대한 조롱이 아니라, 그 속에서 ‘기계적인 완벽함이 아니라 인간적인 불완전함을 닮은 무언가’를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은 완벽한 것에는 감탄하지만, 불완전한 것에는 애착을 느낀다.

AI의 실수마저도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것이 마치 인간이 실수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불완전함 속에서 더 큰 공감과 친밀감을 느낀다.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우리의 불완전함 자체를 있는 그대로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짜 완벽한 콘텐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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