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어 더 선명해지는 걸 청춘이라 해야겠다.1

by quitter

요즘 내가 가장 집착하는 단어는 '청춘'이다.

청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는 이야기를 믿고 싶어 국어사전을 검색해 보니 이게 웬걸


청춘(靑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국어사전에서는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까지만 쳐준다네.

그래도 다행인 부분...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이 문장에 나를 기대어본다.




각설하고, 내가 요즘 청춘을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리워서.

나의 청춘 시절이 그립다.


불안하고, 걱정 많고, 울 일도 많고, 돈도 없고, 세상이 밉고, 괘씸하고 괴로웠던 그때가 왜 그리울까.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화되기 때문일까.

나는 미화된 그 시절을 품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때가 정말로 그럼에도 행복했기 때문일까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만큼 열정이 있었다.

울 일이 많은 만큼 웃을 일도 많았다.

돈이 없는 만큼 돈 없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즐겼다.

세상이 밉고, 괘씸한 만큼 세상에게 당당했다.


그래서 청춘인가 보다. 지금은 영 이런 마음가짐이 안된다.


예를들어 예전엔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했다.

그런 낭만은 사치였고, 대신 우리는 현실 안에서 충분히 재밌었다.

밤 11시에 갑자기 친구한테 “나와!” 하고 부르면

딱히 할 것도 없는데도 나와줬고, 맥주 한 캔 하나 사들고 앉아 별 얘기 없이 3시간 넘게 수다 떨었다.


날 좋은 밤엔 공원 한 바퀴 돌자며 나갔다가 별 다섯 개쯤 보면서 다섯 바퀴를 돌고,

그러다 다음 날 다크서클 달고 학교나 알바에 갔지만 그게 그렇게 좋았고, 또 충분했다.


그땐 뭘 해서 좋았던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해도 좋았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게 청춘이었고, 지금은 아무리 시간을 내고 돈을 써도 그 시절의 그 감정은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리운 거다. 그때의 나와, 그때의 밤공기와, 그때의 웃음들이.

가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 마음은 자꾸 그 시절을 향해 걷는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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