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아기가 하루에 걷는 거리가 무려

by quitter

만 1살 아기, 한국나이로 2살이 되면 아기들은 걷기 시작한다.

그 아기들이 하루에 걷는 거리가 무려 4km라고 한다.


미국 뉴욕대 연구팀에서 만 12개월에서 19개월까지의 아기들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이다.

아기들은 평균 1만 4208보를 내디뎌 4km를 걷고, 그 과정에서 평균 102회나 넘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이 결과를 보며 눈길에 간 부분은 백번이나 넘어져도 4km를 걷는다는 아기들의 의지였다.

"골백번 넘어져도 일어난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처음엔 중심을 못 잡아 휘청거리지만, 계속 걷고, 계속 넘어진 끝에 몸이 균형을 기억하고,

점차 쓰러지는 횟수는 줄어든다고 한다.


그 모든 과정은 ‘훈련’이다. 쓰러지는 게 당연한 상태에서,

그 쓰러짐에 몸이 적응하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익히는 훈련.


아기에게 있어 실패는 낯선 일이 아니다. 실패야말로 ‘과정’ 그 자체니까.


그런데 나는, 우리는 왜 그 훈련을 멈췄을까.

왜 어른이 된 지금, 삶에 넘어질 때마다 아예 주저앉아버리는 걸까.

나는 이미 많은 것을 배운 어른이고, 수없이 단련된 사람이지만,

이상하게도 매번 새로운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아무런 대비도 훈련도 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무너진다.


어린 시절엔 똑같은 동작을 수천 번 반복하면서도 실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한 번의 실패만으로도 스스로를 의심하고,

두 번의 비틀거림에 일어설 이유를 찾지 못한다.


훈련은 멈춘 게 아니라, 기대가 바뀐 것이다.
이제는 넘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
넘어지면 안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자격.
그래서 다시 훈련하려 들지 않고,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인생은 아기 때와 마찬가지로, 결국 '훈련'의 반복일 수밖에 없다.
넘어짐이 줄어드는 건 ‘노력’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훈련이 필요하다.

잘 살아내는 법을, 다시 일어서는 법을, 조금은 어색해도 용감하게 배우는 과정이.


지금의 나는 아기보다 무겁고, 조심스럽고, 쉽게 주저앉는다. 하지만 아기처럼 다시 시작해 볼 수는 있다.
그땐 아무도 손뼉 치지 않았지만, 매일 걷는 법을 배웠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다시 ‘넘어지는 연습’을 해야 할 때다.


무릎을 탓하지 말고, 세상을 탓하지 말고, 그냥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백 번을 넘어졌던 그 시절처럼.

혹시, 지금의 나에게도 그런 의지가 남아 있지 않을까.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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