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하루, 한 달, 일 년, 십 년을 더 살아갈수록 부러워지는 건
남의 돈도, 성격도, 재능도 아니다. 취향이다.
뜻 취: 趣
향할 향: 向
내 뜻이 쏠리는 방향을 말한다.
즉, 내 마음을 알아야 향하는 바를 안다는 뜻이다.
어렸을 땐 정답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관심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림 그리는 것, 책 읽기보다는 일기 쓰기, TV광고, 아이돌,
비 오는 날의 냄새, 겨울 새벽 공기, 노래를 들으며 내 멋대로 상상하는 뮤직비디오까지.
분명 취향이 될만한 것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완벽주의였던 걸까? 못하기 시작하면 금세 관뒀다.
미술입시는 실패, 광고는 내가 만들기 시작하니 싫어졌고, 아이돌은 관심 밖,
비 오는 날은 그저 출근길 두려울 뿐이고, 겨울 새벽은 깨어있지 않았고, 상상력은 메말랐다.
그렇게 내 취향도 점점 얕아지고 사라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시니컬해졌다.
취향이 꼭 깊고 무겁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면서도
내 취향은 깊이 있는 취향이었으면 해서
일부러 다른 방향을 향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왜?'에 대한 답만 있으면 되는 건데,
취향조차도 완벽하게 알고 있었으면 했나 보다.
그 완벽주의가 오히려 나를 가둬버렸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았던 이유는 인상파 작가들의 그림이 좋았어서,
나도 저들처럼 정석적이지 않은 색채, 색조, 질감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 그랬다.
그래놓고 정형화되고 틀에 박힌 입시미술을 했다니, 애초에 방향이 틀렸다.
이처럼 취향은 '왜?'를 알아야 한다.
내가 그때 당시 이유를 알고 그 방향을 알았다면,
정말 취향으로 남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취향은 깊이가 아니다. 방향이다.
우리 스스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왜?'라는 물음에 답해보자.
그것이 당신의 취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