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48. 제갈량이 출사표를 제출하다
서기 227년
남만의 전쟁이 끝난 뒤
촉한의 국정은 잠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제갈량은 알고 있었다.
이 평화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위나라에는 조비가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사마의라는 인물이 있었다.
촉한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언젠가 반드시
북쪽으로 나아가야 했다.
어느 늦은 밤.
성도의 큰 회의실에는
이미 모두가 돌아가고
불빛만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제갈량은 혼자 남아 있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붓을 들었다.
천천히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글은 훗날 유명한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
라고 불리게 된다.
그는 어린 황제
유선에게
자신의 생각을 적어 내려갔다.
“선제께서는 창업 도중에
중도에 붕어하셨습니다.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뉘어 있고
익주는 피폐해졌습니다.
이것은 나라의 존망이 걸린
위태로운 때입니다..
.
그러나 충성된 신하들은
궁정 밖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는 선제께서 남기신
은혜를 갚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제갈량은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글을 이어갔다.
“신은 본래 남양의 평민으로
난세 속에서 몸을 보전하며
살아가고자 했을 뿐입니다..
.
그러나 선제께서는 신을 세 번이나
찾아와 국가의 일을 물으셨습니다.
신은 그 은혜에 감격하여
선제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했습니다.”
붓이 종이를 소리만이
조용히 울렸다.
제갈량은 다시 글을 썼다.
“이제 선제께서 남기신 뜻을 이어
신은 북벌을 시작하려 합니다.
신은 몸이 부서지더라도
끝까지 이 일을 완수할 것입니다.”
글은 조용히 끝났다.
제갈량은 붓을 내려놓았다.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앞에는 긴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은 한 번의 전쟁이 아니었다.
수년을 넘어 수십 년에 걸친
싸움이 될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이것이 촉한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그날 이후 촉한의 군대는
북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벌이 시작되었다.
■ 저자의 해석
이 장면은 전쟁의 시작이라기보다
하나의 선언문에 가깝다.
출사표는 단순한 군사 문서가 아니다.
조직의 미래를 선언하는 글이다.
오늘날의 언어로 말하면
CEO가 조직에게 보내는
장기 전략 발표에 가깝다.
제갈량은 이미 알고 있었다.
촉한의 국력은 위나라보다
약하다는 것을.
인재도, 자본도, 인구도
모든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선택했다.
싸우지 않으면
결국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때로 조직의 리더는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선언해야 한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더라도
그 방향으로
조직을 움직여야 한다.
나라의 생존을 위해
회사의 생존을 위해
산업의 미래를 위해.
어떤 리더들은 조직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제갈량에게 북벌은
그런 일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갈아 넣는
'30년짜리 전략 계획'
같은 것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싸움이
자신의 생애 동안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 Self Question
조직의 생존을 위해 장기 전략을 선언할 때,
리더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
① 현재 조직의 내부 역량
② 외부 경쟁 환경의 변화
③ 리더 개인의 의지와 철학
④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