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청년창업사관학교

비워야 통과되는 시간들

by BaeFounder

연말이 지나고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핸투핸은 법인 설립 기준으로

햇수로는 3년 차,

체감으로는 더 긴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정부지원사업 공고들을 훑어보며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이름들이 있었다.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그리고 청년창업사관학교.

예창패는 이미 대상이 아니었다.
남은 선택지는 청년창업사관학교였다.
청년창업사관학교 10기.
서류, 1차 발표, 2차 발표, 3차 발표.
이름값답게 절차는 단단했고,

긴장감도 그만큼 컸다.


그때 느꼈다.

IR이나 사업계획서는


‘채우는 작업’이 아니라

비워내는 작업이라는 것을.


내 머릿속에는 열 줄, 스무 줄짜리

설명들이 가득했지만
그중 살아남는 문장은 몇 개뿐이었다.


스타트업의 언어는 늘 그렇다.
문제를 하나로 정리하고,
해결책을 하나로 압축하고,
왜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

그 과정을 거치며
핸투핸(HANDTOHAND)의 정체성은

더 단순해졌고, 또렷해졌다.

결과는 청창사 안산 10기로 입소.


청창사는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니었다.
8개월 이상 이어지는 고밀도 커리큘럼,
최대 1억 원 규모의 사업비,
입소형과 준입소형으로 나뉘는 출근 구조.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남았다.
분과 활동, S-CoP, 외부 대표 초청 세션.


동기 대표들의 BM은 제각각이었고,
그만큼 관점도 달랐다.

지금 돌아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청창사 출신 성공사례 기업들 중에도
입소 당시의 BM 그대로 성장한 곳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피보팅.
조정.
방향 수정.

청창사는 ‘정답’을 가르쳐 주는 곳이 아니라
사고하는 근육을 단련시키는 곳에 가까웠다.

유연하게 바꾸되, 본질은 놓치지 않는 법.


어떤 동기들의 BM은 시간이 지나며

크게 성장했고,
어떤 팀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


지금 와서 보면
청창사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지원금도, 공간도 아니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선택이
영원히 고정된 답은 아니다’라는 감각.

사업은 결국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운 시간이었다.

■ Self Question
나는 지금 내가 쥐고 있는 답을
얼마나 유연하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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