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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Jun 10. 2019

[스얼레터#179] 어려울 때 손 내밀어 주는 사람

19.06.10 스얼레터#179

출처: https://bit.ly/2wSCH2d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2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배우 송강호와 봉준호 감독, 이 두 분을 생각해 보면 단순히 ‘천만 주연 배우' 와 '유명 감독'의 결합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의외의 숨겨진 첫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실은 기사가 눈길을 끕니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플란다스의 개>의 흥행 실패로 의기소침해 있을 때, 송강호씨는 이미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로 상당히 유명해진 배우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영화에 선뜻 출연하기로 승낙합니다. 얼떨떨해 하는 봉준호 감독에게 송강호씨는 
"감독님 우리 5년 전에 만났잖아요. 나는 그 때 당신 영화에 출연하기로 이미 결정했어요."라고 합니다. 5년 전에는, 봉준호 감독도 기억 못하는 더 따뜻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오디션에서 탈락하면 아무도 이유조차 설명해 주지 않아서 속상한 무명 배우 송강호씨에게, 탈락한 이유와 진심 어린 메시지를 유일하게 전해 준 사람이 당시 젊은 조감독이었던 봉준호 감독이었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은 2003년 최고 흥행작 <살인의 추억>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현대 도심에 사는 사람들이 만나는 대부분의 상대는 옷깃을 스치며 지나가거나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사람들이겠지요. 때로는 본인이 실수하거나 무례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에이, 다시 안 볼 사람인데 뭐. ’ 하며 죄책감을 털어 버리려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는 유난히 친절한 사람과 유난히 무례한 사람을 기억하지요. 자신보다 잘 나가는 사람, 잘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친절하고 공손한 사람은 많지만, 낯선 사람이나 자신보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에게 진심 어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진짜 인성은 후자의 상황에서 더 쉽게 드러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 위치가 바뀌어서 만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 기사를 읽은 후,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에게 프로포즈 하듯 무릎을 꿇고 트로피를 건네는 사진을 다시 보니 두 분의 웃음이 왜 그렇게도 따뜻하게 느껴지는지요.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공손하게 대하기.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 송강호의 무명시절 영화를 검색해 보고 싶은 명진 올림-



 ✔️ 179호 스얼레터 다시 보기

https://mailchi.mp/startupall/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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