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스얼레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Aug 12. 2019

[스얼레터#188] 각자의 길에서, 함께 만드는 지도

2019.8.12 스얼레터#188


  지난 주말에는 유난히 약속이 많았네요. 오랜만인 친구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몇 달 만에 만나 소식을 업데이트하는 거라 그런지 새로운 소식들이 참 많더라구요. 결혼 준비에 한창인 친구는 식장, 스드메, 사진 촬영 노하우 등을 낱낱이 전수하며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하기도 하고, 두 가족들이 만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재밌는 에피소드 같은 걸 한참 들었습니다. 임신 소식을 전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물론 잘 해낼 거라 걱정은 안 되지만, 아이가 생긴다는 게 어떤 건지 아직 감이 잘 안 와서 얼떨떨해하면서도 처음 겪는 이 과정이 어떨지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회사 얘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회사도 직종도 다양하다 보니 회사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하나씩만 얘기해도 잡지나 짧은 소설을 하나 읽은 것 같은 느낌도 있구요.


  서로를 처음 만났을 즈음, 우리는 정말 균일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비슷한 옷, 비슷한 머리스타일에 매일 같은 밥을 먹고 거의 같은 시간만큼 같은 공간에 머무르며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같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일지 모르지만, 그 사이에 우리는 각각 다른 공부를 하고, 다른 직업을 찾고, 새로운 가족을 꾸렸습니다. 당장 외관상으로도 이전의 그 균일한 느낌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한 친구에게는 당연한 일상이나 뻔한 고민 이야기일 것들이, 다른 친구에게는 무척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되다 보니, 일상에서부터 거리감이 생겨 사이가 멀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들 덕분에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멀리 뻗어 나가는 친구들의 길을 한 데 모으면, 지도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직접 가 보지는 못하지만, 다른 동네와 다른 길이 있다는 걸, 그 동네와 길의 색깔과 모양 같은 걸 간접적으로나마 그려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길에서 친구들도 나름대로의 희망과 고민을 안고 한발 한발 열심히 걸어나가고 있단 걸 떠올리면, 꽤나 괜찮은 위안이 되기도 하구요. 언젠가 운이 좋으면 친구들이 가는 길과 또 다시 교차점이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각자의 길에서 자신만의 탐험을 진행하고 있을 친구들이 이번 주도 씩씩하게 잘 헤쳐나가길 바래봅니다. 
 

- 친구들과의 수다로 일주일치 피로가 싹 풀린 동은 드림 -



스얼레터 188호 다시 읽기 : https://mailchi.mp/startupall/188

매거진의 이전글 [스얼레터#187] 스타트업생태계에 들어와서 달라진 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