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스얼레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Oct 07. 2019

[스얼레터#196] 성숙한 시민의식

19.10.07 스얼레터#196


서울세계불꽃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오래 전에 인파에 밀리고 추위에 덜덜 떨어 가면서도 밤하늘을 수놓는 형형색색의 불꽃에 넋을 놓았던 기억이 떠올리며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출발해 보았습니다.

지하철은 도착지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콩나물 시루처럼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제야 15년 전 축제 때도 밀려서 넘어질 뻔 했던 경험, 한쪽에서 싸우던 사람들이 떠올라서 잠시 인상을 찌푸리게 되었습니다. 여의나루역은 지하철보다 더 북새통이었습니다. 공원에는 대형텐트에 릴렉스 체어까지 설치하고 혼자 널찍이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 인파 속에서 아이를 밀치고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인파 속에서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질서를 잘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대형 쓰레기통을 마련해 두고 계속 안내하는 주최측, 길을 통제하며 안내하는 수많은 경찰관들도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풀밭 끄트머리에 앉으려 하니 돗자리 한쪽을 내어주며 함께 앉아도 된다던 젊은 커플의 마음 씀씀이도 예뻤습니다. 넉넉하게 앉아도 될 벤치 자리를 연로하신 저의 시어머님을 위해 빽빽하게 앉아 주신 다른 어르신들께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멋진 불꽃에 박수갈채를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가 칭얼거려 불꽃놀이는 결국 15분 남짓 구경하고 돌아와야 했지만, 오고 가고 기다리는 약 5시간동안 성숙한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 좋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몰라보게 좋아진 연출력을 뽐낸 중국팀이 주는 자극은 덤이네요. :)

 


- 명진 드림 -



스얼레터 196호 다시 읽기: https://mailchi.mp/startupall/196


매거진의 이전글 [스얼레터#195]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