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7.8. 스얼레터 #424
다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근무를 마치고 2년 만에 복귀한 이기대입니다. 사실 평안을 여쭙기가 민망하기는 합니다. 제가 춘천으로 떠날 때 치솟았던 미국 연방은행 금리가 아직도 천정에서 꿈쩍없이 버티고 있으니 전형적인 저금리 수혜주인 스타트업 업계가 평안하기는 어렵겠죠.
다시 출근할 날이 점점 다가오면서 “아, 이걸 왜 하겠다고 했을까'라는 불안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결혼식 날 아침에도 이랬던 기억이…) 그러나 저는 스타트업 동네 사람입니다. 제가 보는 스타트업 현상의 본질은 돈이나 공짜 사무실 같은 게 아니고 “자기실현적 예언 self fulfilling prophecy”입니다. 사람은 본인의 믿음대로 행동하며 그 행동의 결과는 그 사람의 인생을 믿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시킨다는 현상을 윌리엄 토마스라는 사회학자가 100년 전에 발견했습니다. 그것을 후대 학자들이 이론으로 정리한 것이 ‘자기실현적 예언'입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망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망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해내는 것이 사람입니다.
만약 자기 확신이 범죄라면 우리 동네 주민들은 대부분 자기 확신범들입니다. 창업의 실패 확률 80%~90%에 본인도 속할 거라는 걸 인지하는 이성적 사람들은 안전한 대기업을 버리고 창업 못 합니다. 투자업 종사자는 성공할 창업자를 가려내는 신통력이 어느 정도 본인에게 있다고 믿어야 그 일을 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 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를 붙들고, 이 보릿고개에도 업계를 지키는 중입니다. 그런 믿음이 세상을 바꿉니다.
지난 10년간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초를 다지는데 스얼이 한 삽 보탰다면, 저희는 이제 CVC, 대기업, 중견기업, 금융기관, 지역의 공공기관까지 아우르며 판을 키워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동안 못 뵈었는데 티타임 한번 하시죠.
- 스얼에 재입사한 기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