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26 스얼레터 #431
저는 더위에 매우 취약한 사람입니다. 안 그래도 여름이 힘든 저에게 올여름의 무더위는 대단한 시련이었습니다. 오늘까지 서울에는 열대야가 36일 발생해 기상관측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고, 이것도 모자라 주말까지도 열대야가 지속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위가 꺾인다는 처서(處暑)가 지났는데도 이 날씨라니!’라고 한탄하다가 문득 창밖을 봤는데요. 해가 짧아졌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가을이 오긴 하는구나’하며 퇴근길 지하철역으로 걸어갑니다. 미묘하게 선선한 공기가 섞인 바람이 불어옵니다.
조금씩 가을이 다가오는 기운에 기꺼이 여름을 보내줄 준비를 하게 되는데요. 이를테면 올여름에는 어떤 기억과 경험이 남았나 떠올려봅니다. 덥다는 핑계로 한강 물놀이장을 수시로 갔더니 멀리 휴가 다녀온 사람처럼 피부가 잘 그을었습니다. 그동안 바쁘다고 읽지 못했던 책도 완독했고요. 한여름 생일이 똑같은 저와 제 베프는 함께 5번의 생일파티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여름을 뒤로 하고 가을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업무적인 부분 외에 개인적으로는 가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해보지 않았거든요. 미리 가을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서로의 여름 기억과 가을 계획을 나누며 함께 가을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요?
- 늦여름 더위를 뒤늦게 떠올린 지영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