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창업가의 12가지 특징 (4)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리디북스가 번역 제작한 업프론트벤처스 마크 수스터의 '무엇이 창업가를 만드는가'를 감수하고, 본문을 한 챕터씩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브런치를 통해 소개합니다. 본 내용은 리디북스에서 무료 전자책으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창업가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창업가가 되는 일은 정말로 매력적인 일이다
창업가가 되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사실은 창업가란 외롭고 힘들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지루한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창업가는 별 것 아닌 존재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테크크런치TechCrunch50'5) 같은 유명한 행사에 참가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다음 투자 유치는 여전히 어렵다. 고객들은 쉽게 당신의 제품을 사지 않는다. 기자들은 여전히 당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쓰고, 경쟁자는 멋진 뉴스를 발표한다. 현금은 8주 치밖에 안 남았는데 직원 중 한 사람은 집을 사려고 하니 보증을 서달라고 한다.
이렇듯 집에 오면 매일 회의감에 빠지지만, 아침에는 다시 기운을 내서 회사로 가야 한다. 직원들은 당신의 눈에서 약한 모습과 자기 회의의 징조를 살핀다. 그들은 당신을 믿고 당신에게서 힘을 얻는다. 당신은 실패한 VC 미팅을 끝내고, 기운을 차려서 다음 VC 미팅을 가져야 한다. 고객을 잃는 일을 학습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품의 취약점을 찾아 보완해야 한다. 회의론자들의 얘기를 모두 들어야 하고, 세상이 회의론자들로 가득 차도 당신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매일 직원들과 눈을 마주치고 안심시켜야 한다. 경쟁에 대처하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회복력이 있다는 것은 창업가 DNA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신호다. VC인 내 눈에 당신이 힘든 시기를 겪고도 두들겨 맞은 거로 보이지 않는다면 커다란 가산점 요인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회복력 사례의 하나는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다. 링컨에 관한 글을 보면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겪었는지 알게 된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경은 다음 말로 회복력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성공이란 실패해도 열정을 잃지 않고 다른 실패로 나아가는 능력이다
**
내 일생에서 실제로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우리는 빌드온라인과 경쟁 업체인 아이스크레이퍼iScraper라는 회사와 합병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는 영국 시장에서 강했고, 아이스크레이퍼는 자신들의 개발 사무소가 있던 독일과 이스라엘 시장에서 강했다.
아이스크레이의 CEO는 지금은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나는 아직 그를 존경하며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두 회사의 투자자가 합병 회사에 투자하면 중복된 비용을 줄이고, 더 건강한 기업이 될 수 있으리라는 데 뜻을 모았다. 2001년대 초, 닷컴 거품 붕괴 직후의 일이다.
우리는 거래 조건에 합의하고 합병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그리고 양사 투자자들은 합병 거래에 구두로 합의했다. 우리는 전반적인 닷컴 붕괴라는 곤경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몇 통의 충격적인 전화를 받았다. 첫 번째 전화는 아이스크레이퍼 CEO의 전화였다. 자신들의 투자사인 에이팩스 파트너스Apax Partners가 구두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해서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고 했다.
우리 빌드온라인 측에서는 ‘ETF 그룹’이라는 스위스와 뉴욕에 기반을 둔 신규 투자자를 이 거래에 초청했다. ETF 그룹에서 나와 논의하던 담당자는 에이팩스 파트너스가 자신들에게 전화해서 합병 없이 아이스크레이퍼에 자체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며, ETF 그룹도 우리 말고 아이스크레이퍼에게 투자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 ETF 그룹을 협상 테이블에 초청한 것은 우리였기 때문이었다. 이때 나는 일부 투자자들의 부도덕성에 대하여 신속히 배웠다.
이렇게 에이팩스 파트너스는 우리를 제외하고 아이스크레이퍼에만 투자했다. 그들은 우리가 파산할 것이므로 우리 자산을 공짜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은행 예금은 3주 치를 버틸 돈밖에 없었고, 우리는 곤란에 처했다. 나는 빌드온라인 최고 경영진에게 전화해서 근처 펍에서 ‘전체 회의’를 소집하고 이 비보를 전했다. 우리는 두 시간 동안 맥주를 마시며 회사를 정리하기 위한 할 일을 순서대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때 우리의 주요 투자사가 전화로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격려해줬다. (우연히도 이 투자사는 현재 내가 파트너로 있는 GRP 파트너스였다.) 그들은 에이팩스 파트너스에 말려들 계획이 없으며 여전히 우리를 믿는다고 했다. 나는 ETF 그룹에 전화했고,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이 납득할 만한 수정 계획을 가져오면 우리에게 투자하겠다고 했다. 내가 골드만 삭스에 전화했을 때 그들은 말 그대로, “에이팩스 얼간이들이 이 일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거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지.”라면서 분개했다.
우리는 ‘파이팅’을 외쳤다. 나는 당일치기로 뉴욕으로 날아가서 ETF 그룹의 최고 투자 책임자를 만났다. 팀의 도움을 받아 꼬박 24시간 만에 수정된 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러고 나서 GRP 파트너스의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 런던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갔다. 12시간을 비행하고 내려 호텔에서 간단히 샤워만 하고 발표를 위해 바로 그들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비용 절감과 고객 유치, 우리의 재무 정보 전달을 약속했다. 기존에 계획한 것보다 훨씬 더 더 적은 자본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우리도 ETF 그룹에게 약속받았고, 기존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 유치 과정이 무사히 끝날 수 있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우리는 하루 만에 92명의 직원을 38명으로 감축하고, 곧바로 33명으로 줄였다. (그렇다. 우리는 인원을 두 번에 나눠서 줄이지 말고, 한 번에 줄였어야 했다.)
더 통쾌한 일은 에이팩스 파트너스가 아이스크레이퍼에 단 150만 달러만 주고 사태를 관망했다는 사실이다. 아이스크레이퍼는 몇 달 만에 이 돈을 다 쓰고 파산했다. 우리는 그들의 독일 경영진을 공짜로 데려왔다. 우리는 아이스크레이퍼의 계약들을 대강 훑어보고, 독일로 날아가 그들의 고객을 전부 만났다.
우리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아이스크레이퍼 고객의 데이터를 무료로 이전해 주기로 했다. 우리는 2년 간 120만 달러 가치의 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첫날부터 독일에서 흑자가 되었다. 장기 계약을 꺼리는 고객과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지분도 희석되지 않았고, 돈을 지불하지도 않았다. (아이스크레이퍼 이스라엘도 문을 닫았고 다른 영국 경쟁사가 그들의 영국 자산을 인수했다.)
이 해는 우리 판매 첫해였다. 그해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역사상 최악의 해였고, 더 최악은 우리가 구매자들이 생각하기에는 아직 실험 단계인 SaaS 모델6)로 소프트웨어를 팔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달성한 210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으며, 이 중 독일 매출이 60만 달러였다. 다음 해는 590만 달러 매출 중 독일 매출이 180만 달러로 늘어났다. 우리는 제대로 된 사업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회복력을 느꼈다. 당시 전체회의를 했던 런던 펍에서의 두 시간을 제외하면 나는 결코 스트레스를 드러내지 않았다. 나는 내가 매일 직면하던 불안감을 우리 팀이 느끼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흔하다. 2008년 9월에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창업가 아무에게나 물어봐라.
최고의 창업가에게는 생존 본능이 있다
각주
5) 유명 테크 미디어인 <테크크런치>가 주최하는 가장 큰 스타트업 경진대회 행사 중 하나로, 본선에 50개 기업을 선정해서 ‘Techcrunch50’이라고 불린다. 마이크로소프트에 1조 이상의 가치로 인수된 기업형 메신저 야머(Yammar)가 이 대회 출신이다.
6) ‘Software As A Service’의 약자로, 월/년 등의 일정 기간 단위로 돈을 내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형태
마크 수스터 Mark Suster
미국의 유명 창업가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액센츄어(Accenture)의 미국, 유럽, 일본 지사에서 10년간 일한 뒤 두 번의 창업을 경험하고, 2007년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했다. 본인의 글로벌한 업무와 창업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을 자신의 블로그 '테이블의 양쪽’을 통해 활발하게 전하고 있다. LA의 업프론트벤처스(Upfront Ventures)의 매니징디렉터로 일하면서 트루카, 버드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 윌슨과 함께 대표적인 글을 잘 쓰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