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Sep 14. 2018

#7. 용기/위험 감수 의지

성공하는 창업가의 12가지 특징 (7)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리디북스가 번역 제작한 업프론트벤처스 마크 수스터의 '무엇이 창업가를 만드는가'를 감수하고, 본문을 한 챕터씩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브런치를 통해 소개합니다. 본 내용은 리디북스에서 무료 전자책으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창업가가 되려면 모든 특징을 고루 갖춰야 한다. 블로그의 많은 독자와 댓글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나는 한 가지 특징만 갖추는 것만으로는 창업자로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애썼다.

시장 피드백을 토대로 피벗을 하는
정신적 유연성 없이
끈기만 있으면 재앙이다


팀에게 영감을 주는 능력 없이 세상 물정에만 밝으면, 작은 기업은 훌륭하게 만들 수 있을지언정 VC의 투자를 받아 기업을 큰 규모로 확장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 같은 우리 VC는 창업가의 모든 특징을 갖추거나 가능한 한 많은 특징을 갖춘 창업가를 찾는다. 그렇다. 우리가 찾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들은 종종 특정 역량에 매우 강하고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놀라운 재능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들은 또 제품 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판매 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훌륭한 팀 구성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기업들은 훌륭한 핵심 인력들과 특정 역량을 가지고 있는 리더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투자할 만한 스타트업을 찾을 때 나는 대표 즉, ‘전체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만드는 지휘자’의 눈을 들여다본다.


대기업에도 정말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리더들이 많다. 매일매일 우리가 소비하는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매우 운 좋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창업가적인 무언가를 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일단 좋은 급여와 존경받는 직업에 안주하게 되면 창업가들이 흔히 행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창업가는 본질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다. 무모한 투기꾼이 아니라, 모험을 좋아하고, 일이 되게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당신이 회사 내에서 성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종이에 적는다면, 보통 첫 단계도 해내지 못 할 것이다. 이는 대부분 사람이 모험하지 않는 이유다.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만으로 안전한 곳에서 깊은 구렁 속으로 뛰어들기 때문에, 이는 종종 ‘신념의 도약(Leap of Faith)’이라고 불린다.


‘창업가는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면 진부하게 들릴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 보통의 합리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

최근 나는 스타트업 전문 방송 ‘트위스트TWiST’에서 제이슨 칼라카니스Jason Calacanis8)와 함께 했는데, 청취자 중 한 명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남미 출신이고 스위스에서 살고 있으며, 컨설팅 회사(내 기억이 맞다면 맥킨지)에서 본업을 유지하면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엔젤 투자를 받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먼저 현재 하는 본업을 그만두라고 했다. 그가 본업을 그만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진정한 창업가가 아니다.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80% 이상이 내 조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리라 짐작한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만둘 의향이 없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에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내가 왜 당신을 믿어야 하는가. 설령 당신의 아이디어가 내가 어렵게 모은 엔젤 자금이나 우리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자금을 투자할 만큼 놀랍다 치더라도 당신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데 내가 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가.


약 1년 전 나는 훌륭한 창업가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점심을 먹었다. 이 창업가는 첫 번째 회사를 설립해서 매각했고, 두 번째 회사 설립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상태였다. 그는 내게 자신의 원대한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엄청난 것이 되리라 확신했다. 문제는 그가 매각한 회사에 의무 근속 기간9)을 채워야 한다는 데 있었다.


그와 그의 파트너는 내게 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1년 가까이 얘기했다. 나는 마침내 이들의 이야기를 허튼소리로 결론지었다. 이 아이디어가 그렇게 굉장한 것이라면 왜 이들은 의무 근속기간을 채워서 받을 수십만 달러를 위해,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뺏길 위험과 선두 자리를 차지할 지식재산권을 등록하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하는가.

나는 이들이 창업가 마인드를 가졌다면 의무 근속기간을 통해 받을 20%의 추가 보상보다 자신의 훌륭한 두 번째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훨씬 더 집착했으리라 생각한다. 마침내 그들은 회사를 그만뒀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나는 최근 벤치마크 캐피털BenchMark Capital과 이베이eBay 설립에 관해 쓴《이 보이스eBoys》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는 초기 VC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어떻게 일했는지 설명한다. 당시 VC의 파트너들은 자신의 자산 중 일정 비율을 자신이 투자한 벤처 창업가에게만 자금을 지원했다. 이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우리는 창업가들이 자기 집을 담보로 두 번째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 대출 등을 통해 기업을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술 회사를 설립하는 데 따른 경제적 위험은 예전에 비하면 아주 낮다. 얼마간 급여를 받지 못하는 정도이다. 서버나 데이터베이스 등은 하드웨어를 구매할 필요가 없으며, 클라우드(cloud)로 싸게 구할 수 있다. VC들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본인 자산을 벤처에 투자한 창업가에게만 투자하지 않으며, 훌륭한 창업가들은 초기 투자금을 아주 빨리 투자받을 수 있는 곳들이 얼마든지 많다.


당신에게 아이가 있고, 담보 대출이나 MBA 하느라 진 빚이 있든 없든 내가 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당신의 상황과 위험을 대하는 태도로 인해 위험을 감수할 처지가 못 된다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MBA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기억하라. 내리막이 없으면 오르막도 없다. 위험과 보상은 비례한다.


VC들은 위험을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내가 일하고 있는 VC인 GRP 파트너스에서 채용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약 1년 반 전 2008년 초에 우리는 MBA 과정 수료 전인 애널리스트를 고용했지만, MBA 과정을 마친 투자심사역의 고용은 여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다. 5월에 나는 스탠퍼드 MBA 2년 차 학생이 자발적으로 보낸 이력서를 받았다. 그는 정확히 내가 투자심사역에게서 찾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전화로 면접하고, 직접 대면 면접도 했다. 나는 그를 내 파트너들에게 소개했는데 파트너들도 그를 좋아했다.


우리는 아직 투자심사역을 고용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에게 여름 인턴직을 제안했다. 그는 아직은 자기가 학생이지만 일을 잘 하면 가을 졸업 경에는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조건이 담보되어야 인턴직을 수락하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일을 잘 하면, 별도의 채용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보장을 원했다.


나는 그런 보장은 할 수 없다고 했다. 그가 자신의 역량에 자신이 있으면 인턴직을 수락하면 그뿐이다. 나는 그에게 내부에서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잘 모르지만 훌륭한 이력서로 면접을 볼 수도 있을 불특정 다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합류해서 ‘오랫동안 같이 잘 해보자’라고 그에게 권유했다.

하지만 그는 내 제안을 거절했다. 몇 달 후, 그는 나를 다시 찾아와서 인턴직을 다시 제안할 의향이 있다고 물었다. 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미안하지만, 그건 일회성 제안이었네.
문이 열렸을 때 기회를 잡았어야지.


너무 가혹했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투자심사역들이 우리가 봉사하는 고객, 즉 포트폴리오 회사들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고용한 사람이 창업가를 닮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가 창업가의 속내를 읽길 기대하겠는가?


나는 내가 주창하는 바를 실천한다. 나는 2007년 GRP 파트너스가 현재의 펀드를 결성하기 전에 이 회사에 합류했다. (우리는 2009년 3월에 2억 달러의 펀드를 결성했다.) 회사에서는 펀드 조성이 끝나면 합류하라고 했다. 나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펀드 조성이 끝나면 당신들은 원하는 사람을 고용할 것이다. 나는 위험이 있을 때 합류하고 싶다. 펀드 조성을 돕겠다.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겠다. 펀드 조성이 끝날 때까지 급여의 반만 달라. 내 이주 비용10)은 내가 부담할 것이고, 우리가 펀드 조성에 실패하더라도, 당신이 나에게 갚아야 할 빚은 없다.”


나는 급여 없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내 세 번째 회사를 창업하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했다. 나는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내가 VC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방식이다. 즉, 급여는 반만 받고 내 이주 비용은 내가 부담한다. 나는 내 성과보수를 가지고도 심하게 협상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VC 업계에서 신인이고 아직 증명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일을 잘하면 언젠가는 공정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기본 전략은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기 전에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VC에 들어가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가기만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던 내가, 어떻게 그 용기 없던(No Cojones) 투자심사역을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무엇보다도, 당신이 정말로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없는데 어떻게 내가 당신에게 투자하겠는가?


각주
8) 유명 스타트업 콘퍼런스인 ‘Launch 콘퍼런스’ 창업자이자 유명 엔젤 투자자


©Upfront Ventures

마크 수스터 Mark Suster

미국의 유명 창업가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액센츄어(Accenture)의 미국, 유럽, 일본 지사에서 10년간 일한 뒤 두 번의 창업을 경험하고, 2007년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했다. 본인의 글로벌한 업무와 창업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을 자신의 블로그 '테이블의 양쪽’을 통해 활발하게 전하고 있다. LA의 업프론트벤처스(Upfront Ventures)의 매니징디렉터로 일하면서 트루카, 버드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 윌슨과 함께 대표적인 글을 잘 쓰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유명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