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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Sep 27. 2018

#8. 세부 지향성/직접 체험  

성공하는 창업가의 12가지 특징 (8)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리디북스가 번역 제작한 업프론트벤처스 마크 수스터의 '무엇이 창업가를 만드는가'를 감수하고, 본문을 한 챕터씩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브런치를 통해 소개합니다. 본 내용은 리디북스에서 무료 전자책으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피칭(Pitching)11)을 하는 사람들 중
투자하면 안 될 대상을 거르기 가장 쉬울 때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세부적으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다


숨길 수 없는 단서가 있다. 명백히 판단할 수 있는 사례부터 들겠다. 나는 창업가들과 그들의 경쟁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대화에서 창업가가 자기 제품을 잘 이해하는지, 고객과 대화했는지, 모든 뉴스 기사를 읽고 경쟁사의 모든 비공식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즉, 경쟁 마인드가 확고한지 확인한다. 경쟁 마인드가 확고하지 않으면 투자할 수 없다.


당신의 제품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재무 계획을 말해보자. 당신의 재무 계획에 대해서 내게 상세하게 알려줄 수 없는가? 당신은 ‘자기 일’을 할 뿐이고, 재무 계획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 뒀는가? 그렇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최고의 창업가는 세부적인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 이들은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에 매월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지, 곧 출시를 앞둔 제품의 12가지 기능은 무엇인지 등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확인하는 또 하나의 큰 단서는 창업가가 판매 경로를 파악하고 있느냐이다. 내가 만난 창업가들 중 자신의 판매 경로에 대해 세부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내가 원한 정보는 주요 구매자의 이름, 이들을 마지막으로 만난 때, 경쟁자, 그리고 의사결정 기준 등이었다.


투자가가 단지 당신의 규모가 제일 큰 고객에 대해서만 물어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전체 판매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나는 세부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지만, 당신이 나보다 세부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지가 사실 더 궁금하다.


나는 ‘세부 지향성’과 함께
‘실천가’를 아주 편애한다


내가 빨리 데모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CEO가 영업 담당자와 후속 일정을 잡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제품 시연 담당자가 아니다. 제품을 시연하면 영업팀에서 싫어한다.’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런 경우 보통 나는 속으로 ‘후속 미팅은 필요 없겠군.’ 하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내게 당신의 재무 계획을 설명하는 데 CFO를 불러야 한다면, 아마 당신은 나에게 투자를 받지 못할 것이다.


내가 CEO를 역임할 때 CFO였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어려운 작업은 CFO들이 하지만, 내가 스프레드시트 셀 하나하나 직접 수정했다. 보통 최초 세 가지 정도의 재무 계획은 내가 작성했다. (하지만 그 뒤로 주의력 결핍증이 생겨서 재무 모델을 훌륭하게 완성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내겐 데이비드 랩터David Lapter라는 탁월한 CFO가 있었다. 그는 지금 소셜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회사 킥앱스KickApps의 CFO를 맡고 있다. 그의 투자자 중 한 명은 그를 ‘우리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뛰어난 CFO’라고 불렀다.)


나는 직접 경험에 관한 블로그 포스트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는 모든 일을 몸소 경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 식으로 표현하면,“직접 햄버거 패티를 뒤집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햄버거 가게를 운영할 수 없다.”


한 번은 한 스타트업 팀이 투자를 받기 위해 발표하러 온 적이 있었는데, 그 회사의 회장이 첫 발표를 직접 했다. 나는 그에게 ‘회장(President)’이라는 직함은 스타트업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그는 CEO가 따로 있다고 했다. 흥미롭다고 느낀 나는 “그러면 CEO와 당신의 역할은 뭐가 다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회사의 전략은 CEO가 수립하지만, 회장인 자기는 회사를 대표해서 모든 콘퍼런스에 참석하면서 회사를 홍보하는 일을 맡았다고 했다. 그럼 매일 회사는 누가 운영하는지 물었더니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따로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매출액 100만 달러 미만에 매월 현금 85만 달러를 낭비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사는 전략을 수립하는 CEO와 세상의 이목을 끌기 위한 회장,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는 COO까지 두고 있었다.


나는 2년 반 동안의 VC 경력에서 최고로 예의 없고 건방지게 말했다. “당신은 투자받을 생각이 없군요. 나라면 맨 먼저 당신을 해고할 겁니다. 다음으로 CEO를 해고하겠습니다. 그런 다음 지출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줄이고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겁니다.”(정말로 이렇게 말했다.)


어쨌든 그들은 규모가 큰 다른 VC로부터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낭비가 가장 심한 부분은 홍보, 마케팅, 그리고 콘퍼런스 참석이었다. 내가 말했듯이, 이 모든 것에 속아 넘어가는 VC들이 있다. 하지만 투자를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년 뒤 이 회사 회장과 CEO는 회사를 옮겼다. 서투른 VC가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이 어리석은 짓에 투자했다. 초창기 스타트업의 CEO가 COO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하면 나는 보통 후속 미팅에 관심이 없다.


공동창업자 가운데 한 사람이 COO라는 칭호를 가진 경우는 다르다. 하지만 나는 이 경우조차도 약간 어색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COO라는 직함으로 소개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같은 질문을 한다. "좋습니다. 그럼 기술 부문은 누구에게 보고합니까? 재무와 영업 부문은 누구에게 보고하나요? 그렇다면 COO는 무슨 의미가 있나요? 혼란스러운 직함 아닙니까?"


공동창업자들은 한 사람을 CEO로 선정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역할과 기능적 임무에 따라 영업 책임자, CTO, 마케팅 담당 부사장 같이 구체적인 실무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재미있는 곁다리 메모: 위 회사는 최근 크런치어워드Crunchie Award12)의 후보로 올랐다. 돈이 당신에게 궁극적인 성공을 안겨줄 수는 없지만, 상을 안겨줄 수는 있다. 유감스럽지만 말이다.


각주
11) 투자를 받기 위한 발표
12) <테크크런치>에서 한 해의 최고 제품, 기업, CEO 등을 투표해서 주는 상이다.
©Upfront Ventures

마크 수스터 Mark Suster

미국의 유명 창업가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액센츄어(Accenture)의 미국, 유럽, 일본 지사에서 10년간 일한 뒤 두 번의 창업을 경험하고, 2007년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했다. 본인의 글로벌한 업무와 창업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을 자신의 블로그 '테이블의 양쪽’을 통해 활발하게 전하고 있다. LA의 업프론트벤처스(Upfront Ventures)의 매니징디렉터로 일하면서 트루카, 버드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 윌슨과 함께 대표적인 글을 잘 쓰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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