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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Oct 02. 2018

#9. 승부욕Competitiveness

성공하는 창업가의 12가지 특징 (9)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리디북스가 번역 제작한 업프론트벤처스 마크 수스터의 '무엇이 창업가를 만드는가'를 감수하고, 본문을 한 챕터씩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브런치를 통해 소개합니다. 본 내용은 리디북스에서 무료 전자책으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최고의 창업가는 승부욕이 강하고 지기 싫어한다. 나는 어제 트위스트업Twiistup 콘퍼런스에 참석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한 엔지니어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지만, 지금 자신이 창업가에게 필요한 모든 특징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어서 나를 만날 준비가 된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혹시 있을지 모를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나는 슈퍼맨이 아니다. 내가 그런 인상을 주지 않았기를 바란다. 나는 당신과 마찬가지로 강점과 약점, 그리고 특이한 점을 지닌 평범한 사람이다.


모든 면에서 슈퍼맨인 사람은 없다


마크 저커버그는 자기 세대에서 가장 재능 있는 젊은 테크놀로지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 기술과 제품에 대한 놀라운 비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피벗(방향 전환)과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와 능력이 놀라운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마크가 그다지 특별한 영감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마크 주위에서 일했던 사람들로부터도 특별히 그가 영감을 주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없다.


나는 모든 면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인 사람을 찾지 않는다. 창업가로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려면 어떤 면에서는 아주 대단한 재능이 있어야 하지만, 그 또한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승부욕은 대부분 VC가 창업가에게서 찾는 특징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과 일하기를 좋아한다. 나와 일했던 주변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에 지면 기분이 엉망이 된다는 것을 안다. 나는 절대 가련한 패배자는 아니다. 나는 패배에 속이 끓고, 쉽게 회복하지 못하며, 잠을 설친다. 내가 결과를 바꿀 수만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다. 나는 진 이유를 마음속으로 복기해보고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패배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이렇게 승리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찾는다. 당신이 우연히 엄청나게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되면, 장담컨대 순식간에 경쟁이 정말 치열해질 것이다. 그다지 대단하지도 않은 성공담도 사람들이 얼마나 빠르게 모방하는지, 그리고 모든 초기 제품과 시장의 이점이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를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당신은 단순히 시장이 크다는 이유로 시장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선 안 된다. 속속들이 쟁취해야 한다. 모든 승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


승부욕은 개인의 삶에서 비즈니스로, 그리고 다시 그 반대로 번진다. 내 아내는 이를 신기해한다. 가족과 즐기는 낱말 게임 ‘스크래블Scrabble’은 재미로 하지만, 심지어 난 여기서도 이기고 싶어 한다. 장인, 장모님과 게임을 하면서도 기를 쓰고 이기려 했다. 지인들과 저녁에 친목을 다지기 위해 하는 포커 게임에서도, 나는 꼭 다른 사람의 돈을 따려고 한다. 휴대용 게임기로 전자 기타를 연주하는 ‘기타히어로GuitarHero’라는 게임은 긴장을 풀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때도 내 점수가 다른 사람보다 높아야 한다. 나는 2003년에 동료와 함께 마라톤에 나간 적이 있다. 분명히 그가 나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났지만, 그에게 진 것이 나는 아직도 분하다. 나에게는 이기는 것이 곧 재미다.


승부욕이 없는 사람은
승부욕이 강한 사람을
늘 약간 불편해한다는 것을 안다


승부욕이 없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트로피를 타야 평등하다고 느낀다. 이들은 모든 것을 이기려고 하거나 지나치게 열정적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이 글의 댓글에서 이에 관한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확신한다. 처음 들어본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승리를 즐기는 사람들과 일하기를 원한다. 나는 내 앞에서 발표하는 사람들이 이런 투지를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 창업가들은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패배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3억 5천만 사용자13)를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라고 트위터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지역 기반 소셜 네트워크의 대표 주자인 옐프Yelp라고 매일 포스퀘어FourSquare를 쳐부술 방법을 고심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가? 세일즈포스닷컴 CEO 마크 베니오프가 억만장자인 것에 만족하리라 생각하는가? 나는 그가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에게 져서 속이 부글거릴 거라고 확신한다.


스티브 잡스는 (의도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애플에 관한 정보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누설하는 사람에 대해 심한 강박 관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맥그로힐McGraw Hill의 CEO가 발표 전날 CNBC에 가서 아이패드에 관해 이야기한 일로 잡스는 이후의 모든 아이패드 발표에서 이 출판사를 누락시켰다는 소문이 있다. 이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내게는 확실히 그럴싸하게 들린다. 누설하는 것이 싫은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경고하면, 다음번에는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내 말은 믿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사람이 좋으면 꼴찌를 못 면한다”는 명언을 남긴 레오 듀로서Leo Durocher 감독의 말을 믿어라. 스티브 잡스는 레오 감독이 말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빌 게이츠Bill Gates, 스티브 발머Steve Balmer, 마크 베니오프, 래리 엘리슨, 톰 시벨Tom Siebel,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 배리 딜러Barry Diller 등 자신의 ‘제국’을 건설한 사람들도 좋은 사람의 부류에 속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비열하고 비윤리적인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매번 승리를 위해 뛰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한때 매우 유망한 세부 시장을 검토한 적이 있다. 우리는 이 시장 범주에 속한 한 회사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었다. 이 회사를 A사라고 하자. 나는 이들의 경쟁사인 B사의 CEO를 알았다. 나는 B사에 전화해서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와 협상이 이루어진 것으로 느끼지 않도록 그들의 경쟁사와도 얘기 중임을 알렸다. (우리는 결정하기 전에 여러 회사와 협상할 것이라는 사실을 A사에도 알렸다.)


B사는 이미 VC들이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 샌드 힐 로드에서 가장 우수한 VC로부터 2천만 달러라는 상당한 자금에 대한 투자를 약속받았지만, 아직 계약서에 서명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B사에서는 다음날 날아가면 나와 내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B사가 이미 A급 투자자를 확보한 상황에서 이렇게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우리 GRP 파트너스가 매우 관심 있어 하는 시장 분야에 속해 있었기에 나도 B사를 만나길 원했다. 우리는 다음날 만나서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회의했다. B사는 핵심 팀원들을 데려와서 자신들의 전략이 A사 및 다른 시장 참여자들보다 훨씬 나은 이유를 강조했다. 매우 설득력 있었다.


결국, 우리는 어느 쪽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돌이켜보면 좋은 결정이었다. 시장의 열기가 식었고, 그 후 두 회사 모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나는 B사 CEO가 그렇게 열심히 우리 회사를 만나려고 하고, 즉석에서 기꺼이 자기 팀을 LA로 보내 저녁 미팅을 하게 한 이유를 되돌아봤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서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지만, 나는 이것이 B사 CEO의 승부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신한다. B사 CEO로서는 자신의 주요 경쟁사가 우리 또는 다른 투자자를 독점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내 직감으로는 B사 CEO가 우리 회사를 접촉한 이유의 80%는 A사 투자 유치를 훼방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30%는 GRP 파트너스가 이 분야에서 평판이 좋았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A급 VC의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괜히 문제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B사 CEO는 자기 회사의 투자 유치 성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경쟁사의 투자 유치에 초를 치고 싶었던 것이다.


B사 CEO의 이런 승부욕은 효과가 있었다. 다른 이유보다도 B사가 A사의 매우 치열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에 우리는 A사에 대한 투자 결정을 보류했다. A사는 모든 투자 유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6개월 후 A사는 직원 75%를 해고하고, 지금까지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면서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을 유지하고 있다. 저명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A사에 약 2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B사도 어려움을 겪은 것은 마찬가지지만, 현재 그보다는 좀 덜 치열한 경쟁사와 경쟁하며 살아남았다.


한때 길트Gilt, 루랄라Ruelala, 오뜨룩HauteLook 등의 패션회사에서 제공하는 ‘프라이빗 세일즈Private Sales’ 개념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다. 이 분야에는 몇몇 훌륭한 회사가 있었지만, 초기 이 분야에서 위력을 떨친 회사는 프랑스의 방트 프히베Vente Privee였다. (프랑스어로 방트 프히베는 말 그대로 ‘프라이빗 세일즈’를 뜻한다.)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이 회사 설립자들은 인터넷이 없을 때 이미 철 지난 재고를 소매업자 등에 헐값에 판매하는 소규모 도매업인 ‘슈마타Schmatta’라는 비즈니스에 종사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오늘날 미국의 티제이 맥스TJ Maxx와 같은 철 지난 재고를 소진하는 소매 인프라도 없었으므로 이들은 시대를 앞서가고 있었다. 방트 프히베가 자신들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때, 초기 경쟁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방트 프히베는 이미 시장 지배력이 있었다. 당시 실세였던 이들은 이런 신규 경쟁사들에 물건을 공급하는 공급업체의 제품은 취급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경쟁이 치열한 업계였다. 방트 프히베는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들은 경쟁사를 아예 궤멸시키길 원했다. 돈이 걸린 문제였다. 위대한 승부사는 이기기 위해 싸운다. (물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말이다.)


인터넷 광고회사 오버추어에 ‘옳은 일을 하라(Don't be Evil)’가 모토인 구글과 자신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했는지 물어보라. 만면에 미소를 띠고, 서로 안아 주며 가장 훌륭한 사람이 승리를 차지하는 훈훈한 경쟁은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것이 걸려 있었으므로 구글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리고 이겼다.

당신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레오 듀로서가 했던 몇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한다.


“당신을 이길 기회가 있으면 나는 반드시 그 기회를 잡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 다른 클럽 선수들에게 스테이크를 사줘라. 하지만 경기장에서는 말도 걸지 마라. 나가서 죽도록 두들겨 패줘라.”

“어떻게 경기하느냐는 대학 야구에서나 중요하다. 돈을 위해 뛸 때는 오직 승리만이 중요하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는 훌륭한 패자란 없다. 다만 멍청이만 있을 뿐이다.”

“우승 말고 야구장에서 우리가 뭘 하겠는가?”


각주
13) 페이스북은 2018년 8월 현재 22억 명이 사용 중이다.
©Upfront Ventures

마크 수스터 Mark Suster

미국의 유명 창업가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액센츄어(Accenture)의 미국, 유럽, 일본 지사에서 10년간 일한 뒤 두 번의 창업을 경험하고, 2007년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했다. 본인의 글로벌한 업무와 창업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을 자신의 블로그 '테이블의 양쪽’을 통해 활발하게 전하고 있다. LA의 업프론트벤처스(Upfront Ventures)의 매니징디렉터로 일하면서 트루카, 버드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 윌슨과 함께 대표적인 글을 잘 쓰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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