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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Mar 26. 2018

VC의 본질은 투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테헤란로 펀딩클럽] DSC인베스트먼트 윤건수 대표 1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2017년 2월부터 테헤란로 펀딩클럽을 개최해왔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세 번째로 소개한 벤처캐피털은 DSC인베스트먼트입니다. 행사는 윤건수 대표의 DSC인베스트먼트 소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과의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로 진행됐습니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이야기는 두 편으로 연재됩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6년 12월 상장했다. 상장은 스타트업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에게 성공의 기준이기도 하다. 축하도 많이 받았을 터. 윤건수 대표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DSC인베스트먼트에게 성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윤 대표는 "DSC인베스트먼트에게 있어 성공은 스타트업에게 매력적인 투자자가 되는 것,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DSC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 그들의 사명은 ‘펀드를 만들고 수익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을 통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우리의 행복을 세상에 널리 전파해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DSC가 생각하는 VC의 본질은 

 

윤 대표는 "좋은 벤처를 발굴해 투자하고 그 회사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VC의 본질이지만 이는 다소 협소한 정의"라고 설명했다.


VC의 KPI로 펀딩 금액, 펀드 숫자, 투자 건수, IPO 건수 등이 나올 수 있고 KPI를 달성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는 업의 본질이 아니라는 뜻이다. 윤 대표는 "VC의 본질은 투자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촉매제"라고 믿고, DSC인베스트먼트도 이 모토를 따라 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DSC인베스트먼트는 최종 목적을 '회수를 통해 돈을 버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좋은 투자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기업을 찾고 싶다는 이야기다. 윤 대표는 "우리가 핵심을 달성하고 업의 본질을 이뤄내면 당연히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에서도 좋은 숫자가 나올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에서 발표중인 DSC인베스트먼트 윤건수 대표


 어떤 회사에 어떻게 투자하는가  


3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기업이란 영리가 목적인 집단을 뜻했다. 윤 대표 또한 1980년대 대기업에 재직할 때 '주주를 위한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그러니 기업 입장에서 땅도 사고, 기계도 사고, 많이 생산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일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대표는 "앞으로 탄생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그런 목표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앞서 말한 '본질'에 대한 강조다. 윤 대표는 "앞으로의 기업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아는 기업이 될 것이다"라며 "회사 안에서 사람을 소중히 하고 회사 밖에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할 대의명분을 가진 회사가 큰 기업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윤 대표는 대부분의 사업계획서가 다음 다섯 가지에 집중한다고 했다.


1.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2. 누가 그것을 필요로 하는가
3. 왜 그들이 그것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는가
4. 현재의 것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5. 왜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의외로 많은 스타트업이 이 프로세스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윤 대표는 "위 다섯 가지 요소에 맞춰 사업을 뜯어보면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라며 "우리는 스타트업 사업계획서를 볼 때 구체적인 매출까지 따지기보다 자신이 살아온 스토리, 앞으로 만들어갈 스토리를 꾸며 놓는 회사에 관심을 갖는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에 대해,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 한 시간 이상 말할 수 있는 풍부한 스토리를 가진 회사. 그 스토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팀원이 있는 회사에 투자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이런 회사를 찾고 투자하기 위해서는 VC의 꿈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과 VC가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에게도 "투자 상대를 고를 때 VC와 심사역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 사람이 나에게 돈만 주고 말 사람인지, 내 꿈을 이루는데 나를 도와줄 능력을 가졌는지, 그 심사역이 어떤 스토리를 가졌기에 우리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라고.


그렇기에 DSC인베스트먼트가 생각하는 사후 관리는 '스타트업을 깊게 알아가는 과정'이다. 윤 대표는 "심사역 중에서도 아주 가끔 스타트업을 방문해 '올해 매출이 얼마냐', '이번 달 영업이익은 얼마냐', '팀원 문제없냐' 같은 질문을 30분 정도 하고 와서 '별 문제없더라'라고 보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건 정말 의미 없는 사후관리다"라고 했다.


윤 대표는 "정말 회사를 잘 알고 싶은 심사역이라면 대표뿐만 아니라 직원들과도 친해져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라며 "대표와 직원 이야기의 간극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것이 좋은 심사역의 역할이자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후관리다"라고 강조했다. 


DSC인베스트먼트 윤건수 대표



DSC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면, 투자를 받는다면


윤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해서 VC 대표에게 사업계획서를 전달하면 거의 투자받기 힘들다고 운을 뗐다. 본인이 심사역 할 때의 경험을 떠올려봐도 '일단 대표가 주는 건 그게 뭐든 싫다(웃음)'는 것. 아니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심사역이 거절하면 되는데 대표가 주면 그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심사역에게 처음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엑싯 전까지 스타트업과 투자자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든다"며 "일부는 회수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질 때도 많다"라고 했다. 그는 "DSC인베스트먼트가 생각하는 회수는 투자 기업과 투자사가 관계를 새로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다"라며 "회수 과정 안에서, 회수 이후에도 좋은 관계로 서로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지금은 다들 매출이 없고 어렵지만 각각의 업체들이 지향하는 목표가 달성되면 이 사회가 어떻게 바뀔까,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된다"라며 "이 기분 좋은 상상들이 가득 차는, 가슴이 두근대는 포트폴리오를 갖고 싶고, 그 포트폴리오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DSC인베스트먼트가 촉매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 [테헤란로 펀딩클럽] DSC인베스트먼트 윤건수 대표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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