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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om Apr 28. 2021

코로나시대의 여행

- 백수의 일기

코로나시대에 자의로 백수가 된 한 인간이 있었습니다.


뭐 사실 의도한건 아니지만, <이직 - 퇴사 - 이직할 회사와의 불화 - 이직 철회> 라는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백수가 되어 있더라구요. 코로나시대에 언감생심 외국은 꿈도꾸지 못하고  백수가 된 김에 잠시 제주도나 다녀오자라고 했었는데...


제주도의 살인적인 물가에 대한 반감과 약간의 알콜, 친한 형님의 유투브 라이브 방송(그루지야 에서의) 이 버무려서 다음날 숙취와 함께 불가리아행 비행기표를 받아보게 되었죠.


그래서 떠나오게 된 불가리아인데... 

코로나 시대라서 그런지 여행이라는게 마음같이 쉽지가 않네요.  

제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생각하고 -> 검색하여 -> 실행하는] 과정으로 이루어 지곤 했었는데, 각 과정에서 '코로나' 라는 키워드를 함께 고려해야 하더라구요. 


뭐 어찌됬든 저는 한국을 떠나와서 불가리아의 부산? 이라고 볼수 있는 바르나의 'The Bookstore' 카파에서 이렇게 일기를 끄적이고 있습니다.



4월 22일. 목요일. 인천공항


한국에서 불가리아로 가기 위한 준비물

1. PCR 테스트 -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 PCR 테스트 실시(4월 20일 오전 10시 34분) - 78000원

                    - 확인서 발급(4월 21일 오후 3시 32분) - 10000원

2. 비행기표 - 서울 - 소피아 편도(폴란드항공 4월 22일 오전 10시 50분) - 430000원

3. 여행용품 - 전자제품(6년을 함께한 맥북프로 할아버지, 아이패드프로, 아이폰, 에어팟프로, 캐논 5d mark3,
                   신계륵,  시루이 삼각대)

                - 티 4벌, 바지 3개, 속옷 양발 4세트, 칫솔, 치약, 로션

                - 기타 주문품(현지 지인분께서 부탁하신 물품들)



사실 제주도에서 복귀해서 출국까지 시간이 3일 밖에 없기도 했고, 뭐 그냥 PCR 테스트만 받으면 되는거 아냐?

라는 편한마음으로 준비하고 공항으로 갔었는데...


10시 50분 출발이라 7시 반에 도착해서 체크인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폴란드항공측에서 불가리아 코로나 지침을 살펴보니, 불가리아 입국기준 72시간전에 'PCR 테스트를 받아야(taken)' 한다는 거였죠. 제가 탈 비행기는 22일 10시 50분에 출발해서, 폴란드 바르샤바에 20시간 대기한뒤에 불가리아 소피아에는 23일 13시 30분에 도착하는 비행편이었거든요. 


폴란드 항공: 불가리아 규정은 입국기준 72시간 전에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23일 13시 30분 - 20일 10시 34분)은 75시간이라 3시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체크인을 도와줄 수가 없다.


그런데 제가 PCR 테스트를 받기전에 불가리아 한국대사관 사이트에서 확인한 자료는 입국 72시간전에 증명서를 '발급' 받으면 된다고 되어 있거든요. 바로 홈페이지의 공지에 있는 내용을 확인도 해 드렸구요.

뭐 그렇게 1시간가량을 실랑이를 하다... 불가리아 대사관(현지시간 새벽2시)에 연락해서 담당직원분께 긴급통화로 해당부분을 폴란드항공에 설득을 요청드렸는데...(불가리아 현지에서 해당 이슈로 리젝당한 경우는 없고 입국가능하니 보내도 된다는...) 정말 폴란드항공 한국 매니저분께서는 절대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ㅎ 


이게 뭐 내 잘못도 아닌거 같은데, 항공사 잘못도 아니고... 대사관에서는 좀 애매하게 적어놓았을 뿐이고...

뭐 어쩌겠나요.. '코로나 시대'인걸


뭐 그래서 항공기 뜨기전에 취소부터 해야겠다 싶어서 환불을 진행하는데...


하.. 43만원에서 환불하고나니 20만원이 남네요.. 그것도 3-4달 걸린다고 하는데 내 피같은 23만원 ㅠ


그렇게 폴란드 비행기를 보내고나니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우선 오늘 출발하는 항공편이 더 없는지 찾아봤습니다. 저녁 11시 55분에 두바이(6시간)를 거쳐 23일 15시에 소피아에 도착하는 에미레이트항공편이 있네요.


사실 지금 가지고 있는 PCR 테스트 증명서로는 5시간이 초과되는지라, 인천공항에서 테스트를 다시 받는것도 찾아봤는데 이건 또 예약자만 받을 수 있더라구요. 25일까지 예약이 꽉찬 상황이라... 


그런데 26키로나 되는 가방을 다시 메고 집에 돌아가긴 싫고 해서 우선 변경 가능한 표로 다시 예매를 진행했습니다. 폴란드 항공에서 편도라고 딴지를 건거도 있어서..(유럽가는데 편도라고 튕긴적은 한번도 없긴한데 코로나니..)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 22일 23시 55분 -> 23일 15시 소피아 도착, 7월 16일 소피아 출발 -> 7월 17일 인천 도착


생각보다 저렴하게 왕복 86만원으로 예매하고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체크인 시간인 19시 30분이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인천 공항 왔으니 버거킹 와퍼 하나 잡솨주구요)


그렇게 결전의 시간인 19시 30분! 체크인 창구가 오픈하자마자 첫번째로 가서 테스트지와 여권을 내밀었습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시간이 왜이렇게 더디게 가던지


뭐 안되면 비행시간을 다음주로 변경하고 테스트 다시 받아오지뭐! 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정말 돌아가기 싫었거든요!


뭐 결과는 깔끔하게 환승티켓까지 2장을 받고, 혹시나 다시 잡을까봐 빠르게 탑승게이트를 향해 가는데...


탑승자 확인 게이트에서 제 티켓을 찍어보는데 탑승자가 안뜨는 겁니다... ㅠ 

아 진짜 완전 쫄리더라구요.. 아 x됬다.. 이거 테스트 시간 지난거 알고 취소한거 아닌가? 진짜 별별생각이 다드는데


가끔 이런게 있다고 다시 가서 티켓에 AOC 도장을 받아 오라시더군요. 그래서 다시가서 도장을 받아 오니 잘 통과 되더라구요.





그렇게 보안구역을 통과하고, 현지분이 요청하신 한국담배도 한보루 고이 품에 안고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을!





두바이 공항에서 내려서.. 품에 안고 있던 담배를 비행기에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가봤지만 찾을수 없었고 ㅠ


불가리아 소피아에 무사히 도착을 했습니다.


- 소피아 공항에 도착해서 PCR 증명서는 날짜는 따로 안보고 'nagative' 여부만 확인 했습니다. 뭐 캐바캐일수도 있겠지만 여지껏 불가리아 오신분들 중에 날짜 확인하신분은 한명도 못보긴 했네요. 그래도 혹시나 코로나 시대에 외국 나가실 분들은 외교부 사이트에서 각 국가별로 올라오는 최근 조건들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https://www.0404.go.kr/dev/notice_view.mofa?id=ATC0000000008543&pagenum=1&st=title&stext=


아래 사이트에서 (국가 순서별)_코로나19 확산 관련 각국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조치 현황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셔서 해당국가의 입국 조건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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