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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om Jun 20. 2021

[D+1-D+5]방콕,태국 - 여행의 시작, 송크란

2016년 4월 13일~17일, 뒤늦은 여행기


IT회사를 운영하는 선배의 일을 도와주다 신청한 정부사업에 덜컥 당첨이 되어 스타트업을 운영하게 된지

3년째, 자신감있게 시작은 했지만 회사는 의욕만으로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런칭한 서비스로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은 온대간대 없이 외주개발로 하루하루 먹고살면서 뭔가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고 잠시 한국을 떠나있고 싶었었나보다. 그래서 우선 친구를 꼬드겨 태국행 편도 비행기표를 발권했다. 


난생처음 배낭, 침낭등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는데... 영어도 못하는 내가 과연 외국에서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방콕은 친구랑 같이가니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다.


그렇게 출발!


반차를 쓰고 영통으로 달려온 친구와 함께 짜장면으로 한국에서의 마지막 점심을 해결했다.

수언 영통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 방콕 수완나품으로 가는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약 6시간을 비행하여 새벽 1시쯤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수화물 카운터에서 배낭을 찾고 출금 및 태국 USIM 을 구입하고 보니 벌써 새벽 2시가 다되간다. 

친구의 휴가와 함께하는 여행이니,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택시를 탄다.

대부분의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타면 바가지나 사기를 당할 위험이 있는데 출국장이 아닌 입국장으로 이동하여, 공항에 손님을 내리고 돌아가는 택시를 잡아타면 사기를 당할 위험이 거의 없다.


그렇게 택시를 잡아타고 미리 예약해둔 아속역 부근의 숙소로 이동한다. 도중에 차가 막힌다며 하이웨이로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새벽 2시에 도로가 막힌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에는 '노'를 외쳐주고 숙소에 도착!

새벽 3시에 간단히 씻고 친구와 가까운 편의점에서 맥주와 술안주인 '김'을 사와 가볍게 한잔하며 내일의 송크란을 기대해본다. 여담이지만 태국김은 한국김을 가져와 가공해서 만드는데 개인적으로 술안주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방콕 D+1


아침일찍 상쾌한 마음가짐으로 일어나서 조식을 챙겨먹고 나갈 준비를 한다. 

오늘부터 송크란이니 방수카메라를 챙기고, 친구가 챙겨온 방수팩에 핸드폰하고 돈을 넣고 거리로 나서본다.


방콕에 왔으니 우선 맛사지를 받으러 간다. 방콕에 올때마다 찾아가던 실크맛사지는 송크란이라 문을 닫아

KING&I 에서 타이맛사지 2시간으로 여행자의 피로를 풀고, 본격적으로 송크란을 즐기러!




밥먹으러 가는길에도 다들 무기하나씩 짊어지고 다니고 있다. 


시원하게 맛사지를 받고 KFC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니 이제 뭔가 송크란의 기운이 스멀스멀 흘러나온다.

길 여기저기에 무기상들이 들어서고 냉수 충전소들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송크란은 처음이라 쭈뼛거리며 길을 가고 있는데  육교에서  일본인 아재가 먼저 저격을 시도한다.




얍삽하게 육교위에서 저격하고 있다. 물통도 짊어지고 있어서 한시간은 거뜬할듯!





아.. 아직 우리는 무기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당하다보니 우리도 빨리 물총사러 가야겠다 싶었다.




이미 여기까지 오면서 물을 너무 많이 맞아 눈이 돌아가서 바가지임을 알면서도 총을 구입했다.

(750바트 짜리를 2개 1000바트에 샀는데 느낌상 엄청난 바가지의 느낌이었다)

기분상 확인은 안해봤지만 개당 300바트면 충분했었을거 같았다.




결연하게 물총하나 메고 냉수도 낙낙하게 충천하고 사냥감을 물색해본다.




물총을 구입하고 복수심에 길거리로 나오자 마자 물벼락을....ㅎ

물총과는 화력이 다르다.






사진찍으랴.. 물총쏘랴..  물맞으랴..  진짜 정신이 없지만 35도를 넘나드는 방콕날씨에 다들 즐겁기만 하다.






"일루와 일루와 "

물벼락을 기쁘게 맞을 수 있는 곳. 태국의 송크란은 매년 방문하고 싶은 축제였다.








카메라를 들이밀면 물맞을 확률이 3배로 증가한다!






얼음물에 2-3시간쯤 맞다보니 친구가 정신줄을 슬슬 놓고 아무나 마구 공격하기 시작한다.




왼쪽아저씨 얼음물 일발 장전 중... 나한테 던지는거 같은데?







오전의 힘겨운 전투를 마치고, 몸이 젖어서 마를틈이 없어서 옷을 갈아입기 위해 호텔에 잠시 들렀다.

뭘 먹으러 들어가려고 해도 ㅋㅋ 진짜 온몸에서 계속 물이 뚝뚝 떨어져서 어딜 들어갈수도 없다.


들어와서 샤워하고 옷 빨아서 널어놓고 다시 출동!!


진짜 평생 맞을 물벼락은 이날 오전에 다 맞은줄 알았지만... 




그렇다.. 우리는 호텔에서 나온지 10분만에 오전과 똑같은 꼴이 되었다.

옷은 왜 갈아 입은거지? ㅠ 

송크란은 그저 그런 물총놀이가 아니었다. 송크란은 전쟁이었다. 단지 총알대신 얼음물일뿐




진짜 쉴틈이 없다. 툭툭이를 타고 다니면서도 물총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으히히이이이히이

나도 이때쯤 정신줄을 놓은거 같다.




내 얼굴에도 석고팩을 발라주신 분. 송크란 이후 피부가 더욱 고와진 느낌이다.






방심하지 말란말이야 



하늘에서 비가오는줄 알았는데, 비가 사람을 쫒아다니더라.

송크란이다




기다렸다 쏜다.




총알 충전중에도 방심할 순 없다.



전쟁속에서도 꼬맹이들은 천사같이 귀엽다. 

귀여워서 내가 맞아준다.





이날 방콕이 38도였는데 바닥이 마를새가 없다.




심창민 누구니??

툭툭이를 타고간다고 예외는 없다. 





이렇게 정말 6시간동안 물만 맞다 방콕에서의 첫날이 흘러간다.





놀다놀다 힘들어서 숙소가기전 맥주 한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그러나 송크란기간의 방콕은 물을 뿌리는 사람이나 맞는사람이나 행복한 이상한 곳이었다.









해가지고서야 겨우겨우 숙소로 복귀 했다.

물에 젖은 생쥐꼴이라 어디 들어가서 밥을 먹기에 미안해서, 편의점에서 저녁거리를 사서 숙소에서 먹고

빨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진짜 적당히가 없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적당히 놀다가 너무 피곤해서 숙소로 돌아와서 기절했다.



방콕 D+2


첫날의 피로를 뒤로하고 오전 9시가 되자마자 눈이 떠진다.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오늘은 어느 맛사지샵을 갈지 찾아보며 뒹굴뒹굴. 


역시나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친구 뒷목을 부여잡고 호텔옆 일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송크란의 정점을 찍기위해 카오산으로 향했다.



우선 맛사지를 먼저 받을까 했는데... 젖지 않고 갈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된다.












다들 흐느적거리며 좀비처럼 가다가

EDM이 울려퍼지는 순간 광란의 웨이브를 시전한다.

아싸도 인싸도 하나가 되는 마법의 공간 

카오산이다.







그렇게 3바퀴쯤 카오산을 돌고 지쳐 카오산 옆 왕궁으로 향했다.

뭔가 도로 하나만 건넜을 뿐인데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가...




왕궁 옆 잔디공원.

송크란에 지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쉬고 있다.




오늘 하루도 아무생각 없이 재미나게 놀았다.

어제 얼음물을 너무 맞아 몸상태가 아직 완전하지 않아서 잘 피해서 다녀야지 했는데, 불가능한 바램이었다.


공원에서 젖은 몸을 말리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감기약을 먹고 좀 쉬었다.


방콕 D+3 


이틀간 너무많이 돌아다니기도 했고, 더이상 갈아입을 옷도 없어서, 맛사지 받고 맛집투어 하며 조용히 

3일차를 마무리하고, 편의점을 털어와 방에서 친구와 맥주한잔 하며 마지막날을 보냈다.


물놀이 안하고 맛사지 받고 맛난거 먹고 잘 쉬었다 -ㅅ



방콕 D+4


방콕에서의 마지막날 아침, 뜬금없이 후배에게서 카카오톡으로 연락이 왔다.

페이스북에 송크란 사진을 올렸었는데, 후배도 방콕에 놀러왔던 것이었다. 

후배도 오늘 방콕에서 한국으로 돌아간다길래 함께 밥을 먹고, 짜뚜짝을 갔다가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오랫만에 방문한 짜뚜짝은 이 더운 날씨에도 역시나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더위에 지친 친구와 후배들을 위해 빠르게 한바퀴 돌고 나온다.


방콕에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짜뚜짝을 안가면 뭔가 서운하지만, 막상 가면 살만한게 별로 없다. 

나는 이번 여행에 시원하게 입을 피셔팬츠를 2개에 150바트에 사서 친구와 나눠가졌다.

다같이 땡모반 하나씩 물고 짜뚜짝을 나와 마지막 발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시원하게 맛사지를 받고 방콕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태국식 바베큐로 해결하고, 친구와 후배들을 공항으로 

보냈다.


다들 보내고 혼자 남고나니 이제 진짜 집떠나와 여행을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아무생각없이 나온거라, 방콕에서의 마지막날까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고민이 많았는데, 그냥 치앙마이를 가기로 했다. 다들 그렇게 좋다고 하니 한번 가봐야지


그러고 방콕에서 치앙마이 가는 방법을 찾아보다 그냥 비행기를 타고 가기로 했다.(가격차이가 얼마 안나서)



방콕 D+5


아직도 피로가 가시지 않았지만...

주섬주섬 짐을 챙겨 돈무엉 공항으로 나가본다.





비행시간이 12시 40분이라 낙낙하게 전철타고 가면 되겠지 싶어서 MRT를 탔는데

바보같이 반대로 가는걸 탔다...ㅋ 4정거장쯤 지나서 확인하고 화들짝 놀라 내려서 반대로 가는걸 탔는데

시간이 간당간당하다. 원래는 MRT를 타고 방슈역에서 내려 기차를 타고 돈므엉으로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시간에 맞춰 갈 수 없을것 같아, 방슈역에서 내려 택시를 잡아탔다.


아... 택시를 잡아타고 한 10분쯤 가는데 사기 택시다. 미터기 올라가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내려서 다른 택시를 잡아타면 비행기를 놓칠것 같다.. ㅠ


그렇게 여행 첫날부터 거하게 만원을 날려먹었다..ㅋ 

다행히 치앙마이 가는 비행기는 탈 수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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