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를 깨우는 달달하고 작은 행복
주로 따뜻한 마차라테를 마시는 편이지만
오늘 같이 후덥지근 해 지려는 날씨엔
한 번씩 아이스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걸 좋아한다.
오늘 집에서 만든 아이스 마차라테가 나에겐 달달한 작은 행복이었다.
우리 남편은 마차라테를 왜 마시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난 왜 커피 보다 마차를 좋아하는 걸까?
우선 마시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 꽤나 예민한 나의 위장을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소화가 잘되는 걸 찾아 먹으려고 신경을 쓰는 편인데 마차가 그중 하나이다.
그리고 말차라테의 특유의 쌉쌀함에 달달함이 녹아든 그 맛이 좋다. 그 쌉쌀한 풀잎의 맛과 향이 기분과 몸을 정화시켜 주는 느낌이 든다.
코스트코에서 사 온 마차가루 팩은 유통기한도 꽤 넉넉하고 조금만 풀어도 진하게 우러나는 게 맘에 들었다. 뜨거운 물에 마차가루 한 스푼 넣어 녹이는데 덩어리가 진다. 귀찮아서 그냥 먹자 했지만 곱게 안 녹으니 마실 때 쓴 마차 덩어리가 씹혔다. 내가 좋아하던 마차라테의 고유의 부드러운 맛을 내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마차가루를 풀어주는 도구가 있었다. 차를 만드는 도구를 몰랐던 나는 그게 마차 솔이란 걸 알았다. 영어로는 'matcha tea whisk'.
지금은 월마트에서 하나 주문을 해서 아주 잘 쓰고 있다. 마차솔을 쓰고 안 쓰고에 따라 마차가루의 부드러움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작고 가녀린 대나무솔을 천천히 돌리며 가루를 곱게 녹이는 이 시간 또한 나에겐 즐거움이다.
쉽게 만드는 아이스 마차라테 순서
1. 맘에 드는 컵에 얼음을 채운다.
2. 좋아하는 종류의 우유나 두유를 컵의 3분의 2 정도 붓는다.
3. 연유나 시럽을 붓는다.
4. 뜨거운 물에 잘 녹인 마차가루를 부어주고 잘 젓는다.
5. 휘핑크림을 올려주면 더욱 카페에서 파는 것처럼 맛있어 보인다!
밖에서 사 먹으면 6달러 정도는 줘야 하는 아이스 라떼라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돈도 아낄 수 있단 뿌듯함과 , 좀 서툴지만 내 취향껏 추가해서 먹을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이스마차라테를 마시며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보는 시간이 참 좋다.
".. 좋아하는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살면 좋아하는 것들이 명확해진다.
우리가 서로에게 던져야 한 질문은,
자식의 학벌이나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
좋아하는 것의 잔고다.
이제 우리는 지능이 뛰어난 천재들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의 천재들을 길러내야 한다.."
-아주 보통의 행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