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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Aug 07. 2023

A quiet girl

자세히 보면 단점은 장점이 될 수 있어

              

                    메리는 아주 조용한 소녀다.


다 쓴 페트병을 잘라 꽃을 심고 새들의 목욕탕을 만들어 주며 조용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새들에게 말을 거는 걸 좋아한다.


메리는 조용하기에 남들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잠자리가 날며 내는 위잉 거리는 소리

콜콜 자는 강아지의 부드러운 숨소리,

조용히 삐걱거리는 나뭇가지의 소리들을.

다소 시끌벅적한 메리의 가족들은

그런 메리를 탐탁지 않아 한다.

“좀 더 크게 말해보렴 ”

“뭐라고 했어?”


그래서 메리는 좀 더 크게 말하려고 혼자 연습해 본다.

하지만 그 또한 메리의 가족들에겐 충분치 않다.


그래서 메리는 전보다 더욱 조용해지는 길을 택한다.

그러자 메리에게 더욱 조용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향기와 소리들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조용한 메리에게 관심을 두지 않던 가족들은 어느샌가 메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메리야! “

“어딨 니 메리!”

동네가 떠나갈 듯 큰소리로 메리를 찾는 가족들.

그렇게 크게 소리를 치며 메리를 찾던 가족들은

뭔가 깨닫는다.

가족들은 조용히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종소리와 꿀벌들의 윙윙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메리의 작은 목소리도 들려오는 걸 느낀다.


“여기 계속 있었던 거니 메리?”

“네 “

“우리는 듣질 못했구나..

우리가 조용해지기 전까진 말이야”

이제 가족들은 더 이상 메리에게 큰 소리로 말하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메리 곁에  앉아 작고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세계의 소리에 같이 귀 기울여 준다.


조용하고 내향적이어서 목소리 마저 작은 메리는 겉으로 보기엔 약하고 문제가 많은 아이로 보인다.

제일 이해해줘야 할 가족들마저도

메리의 원래 모습을 인정하기보다

다른 사람처럼 바뀌어야 한다고

강요한다.

타고난 천성을 바꾸어서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주변의 말에 따라 메리는 자신을 바꾸려

노력해 보지만

안된다는 걸 느끼곤 다시 원래의 자신의 모습보다

더 깊이 들어가기를 선택한다.

그러자 놀랍게도 세상은 메리에게 더욱 섬세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메리가 보고 느끼는 세상은 좀 더 섬세하고 아름답다.

가족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자신의 세계를

스스로 오롯이 느껴보는 듯한  메리의 얼굴이 참 행복해 보인다.


만약 메리가 왜 날 인정해 주지 않냐며

가족들에게 심술을 부리고 억지로 인정을 요구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족들에게

나를 이해해 달라는 요구조차도 메리는

자신의  방식대로 부드럽고 정중하다.

평화의 시위 같은 느낌이다.


결국 가족들은 그들의 세계로 세차게 메리를 끌고

나오려는 대신 메리의 세계를 같이 느껴보려 한다.

그리고 가족들도 깨닫게 된다.

메리가 보고 느껴온 조용하고

작은 세계가 얼마나 아름답고 커다란 세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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