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y cozy Sep 14. 2023

오디오북과 아침조깅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뛰는 소소한 성취감

최근 다시 시작한 영어수업이 월수금 아침 8시 반에 시작된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는

좀이라도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부랴부랴

강아지 밥을 주고 산책을 가고

남편 아침을 주고 씻고 나서

헐레벌떡 젖은 머리를 한채 가까스로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저녁형 인간으로서 아침을 조금이나마 더 좋아하려면

최대한  좋아하는 아침루틴을 만들고

 부드럽게 하루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하던데.

청량한 아침안개


 어제 좀 일찍 잔 덕분인지 감사하게도 오늘아침엔  좀 상쾌하게 일찍 눈이 떠졌다.

구름이 좀 있고 해가 다 뜨지 않은 시간이라 시원하니 조깅하기 좋은 날씨였다.

아침밥을 달라고 귀엽게 쳐다보는 강아지를 뒤로하고 오늘은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맘을 먹고 옷을 갈아입었다.

아침 일찍 뛰고 나면 수업시간에 조는 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됐지만 일단 이어폰을 끼고 모자를 쓰고 운동화를 신고 집 문을 나섰다.


저기, 제밥은 언제..…?

현재 6:30분이니  7시까지.

오늘은 뛰면서 '행복한 사람은 단순하게 삽니다.'를

듣기로 한다.

공복상태로 뛰니 한결 몸이 가볍다.

선선한 공기 속에 뛰니 많이 힘들지 않고 상쾌했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차들만이 간간이 보이는 동네에서 넘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만큼의 속도로 달렸다.


뛰면서 듣는 오디오북은 최고의 조깅 친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는 단순한 삶이나 미니멀라이프, 소소한 행복에 대한 내용들이다.

오늘 들은 책의 내용 중 독일인들의 삶에 대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 흔히 독일인을 구두쇠라고 한다.

그들은 젊었을 때부터 절약정신을 갖고 쓸데없는 쇼핑은 하지 않으며. 소박하고 청결한 삶을 당연시하여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어도 당황하지 않고  담담히 자기만의 생활을 즐긴다.

..... 내 독일친구는 연금으로 생활하면서도 일 년에 한 번씩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즐기고 있다. 그들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맞은 방법을 찾은 것이다.'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만을 구매하고 소중히 오래도록 아껴 쓰며  일 년에 한 번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소비 성향이 참 담백하고 멋지단 생각을 했다.

동네를 빙글빙글 돌며 뛰다 보니 어느새 7시였다.

땀은 나지만 공기가 시원하니 많이 지치지 않았다.

여름 내내 아침부터 햇빛이 따갑다 보니  언제 조깅을 해야 덜 더울 수 있을까  햇빛과 눈치 전을 펼치며

영어 수업을 끝내고 나서도  한참 후 저녁에 나가 뛰곤 했다. 해가 진 후에 조깅은 그나마 시원했지만

하루를 마무리해야 되는 시간에 뛰고 와서 씻고 잘 준비를 한다는 게  몸도 무겁고 좀 번잡했었다.


오늘 좀 일찍 아침의 생기를  받으며 뛰고 나서 수업을 해보니  피곤할 거란 예상을 깨고

평소보다 더 집중이 잘되고 또렷한 느낌이었다.

운동이 뇌의 집중력을 높인다는 게 이런 거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더운 날씨에 갈피를 못 잡던 나의 조깅 시간대는 이제 수업시간 전으로 정착했다.

그럼 자연스레 밤에는  좀 더 일찍 자려고 노력을 해야 되겠지.

좀 더 일찍 자는 것도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하는 거도 내 일상 속 이루어가는 작은
성취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화를 이용한 집 꾸미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