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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Jan 18. 2024

참 낭만적인 저녁

모든 집안 공기들이 편안히 가라앉는 시간


평소에 우린

가능한 6시가 되기 전 식사를 마치려 한다.

더 일찍 4시 전에 저녁을 먹을 때도 있었지만 그럼 밤에 더 출출해지는 곤란한 상황을 겪다 보니  적당한 선에서 되도록 소화가 잘되는 음식들로 든든하게 먹는 걸로 전략을 수정했다.


오늘 남편은 매운 소스를 뿌린 치킨윙과 샐러드를 , 난 애호박, 토마토, 계란 볶음에 블루베리와 살사소스를 얹어 잘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주방을 청소해 준다.

기름이 튄 가스레인지 위를 거품을 내어 닦고

식탁 위, 조리대도 청소스프레이를 칙칙뿌려 얼룩들을 말끔히 지워준다.

행주와 싱크대엔 팔팔 물을 끓여 부어주고,

밀대로 주방 바닥을 쓱쓱  닦아주며 청소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다 청소를 해놓으면 내일 아침의 나에게 선물을 해주는 기분이 든다.


청소를 마친 후 프레스에 따뜻한 차를 우려낸다.

4년 전쯤인가 구입한, 작지만 아직 짱짱한 스피커를 꺼내 재즈를 틀고  소파에 앉아 전자책을 펼치며 거실을 쭉 훑어본다.

차에서   아른아른  올라오는 김을 제외한  모든 집안공기들이 편안하고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다.

차를 호로록 마시며 전자책 어두운 배경색 위의 작고 하얀 글자들을 따라가며 조용히 책 속으로 몰입해 들어갈 수 있는,

저녁은 참으로 낭만적이다.



:romanticize: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이다.

실제의 일상과 현실을 더욱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을 의미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상이야 말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인 게,

삶을 살아가며 위기가 찾아오거나 힘든 날이 지속되어 일상이 무너질 때면 우린 크게 특별했던 날이 아닌 가장 평범하고 소소했던 나날들이 그렇게 그립고 돌아가고 싶어 진다.


:나의 romanticize 정의:

작은 일상이란 존재를 매만지고 보살펴 줘서 조금 더 반짝반짝 윤기가 나게 해 주고, 더욱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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