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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Feb 17. 2024

평범하고 소중한 집순이의 일상

Feb.16.2024


아침형 남편과 살며 어느 정도 아침형 인간이 되었나 싶었지만 요즘엔 다시 저녁에 책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취침 시간과 기상시간이 늦어졌다.


나의 아침을 깨우는 건 강아지의 귀여움이다.

꼬순내 나는 강아지랑 잘 잤냐고 아침인사를 하다 보면 무거운 눈꺼풀이 조금씩 떠진다.

밤새 마려웠을 응가와 쉬를 얼른 누게 해 줘야 된단 생각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다.

강아지: 이제 정신이 드시오?!


안방문을 열고 나오면 보이는 창문.

어떤 날은 파란 하늘이 ,

밝은 햇빛이,

몽환적인 안개가 하루의 시작을 맞이한다.


오늘은 약간의 안개와 구름이 맞아준 날.



강아지와 산책을 나간다.

요즘 소화도 잘하고 입맛이 돈 강아지는 저 작은 몸집으로 아침에 응가를 세 번이나(!) 한다.

배변 봉지를 들고 다니지만 다 썼는데 또 엉거주춤 앉을 땐 재빨리 커다란 낙엽으로  받아낸다.

잎이 큰 낙엽은 진짜 친환경 푸푸 백이다.

낙엽색이 넘 예뻐서 강아지랑 같이 찍어주기



시원하게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남편 아침을 준비한다.

매일 먹던 에그 스크램블을 오늘 안 먹겠다고 해서

간단하게 커피와 토스트만 해줌!


강아지 아침도 주고 나면 난 동네 조깅을 나간다.

내가 좋아하는 전자책들 목록을 쭉 훑어보고 오늘 뛰면서 들을 책을 고르는 건

아이스크림 고르듯 재미있다 :)


북스킨라빈스 31


오늘은 완전 날씨가 따뜻한 봄날씨였다.

동네를 구경하며 크게 두 바퀴를 돌면 20분, 집까지 돌아가는데  딱 10분 정도 걸린다.

항상 마지막 3분 정도는 헥헥데며 걷는데 오늘은 신호등 기다리며 쉰 시간이 있으니 끝까지 뛰어보기로 하자! 마지막 인내력을 발휘해 보자며.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스킨케어를 챱챱해주고

재택일을 시작한다.

아이들 영어교육에 관한

정말 작은 내 용돈벌이 정도의 일이지만

새해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

집에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일끝!

허기가 진다.

계란 세 개와 잘게 썬 양배추로 아주 두꺼운 프라이를 해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이 정도로(와플 수준)

두꺼워질 줄 몰랐는데 ㅎㅎㅎ 저녁까지 배가 안 꺼졌다!





내가 좋아하는 ‘건축탐구 집’을 보다 보니

집 안에 걸린 너무 귀여운 액자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언덕 위에 있는 자신의 집을 그린 것 같기도 해서

더 의미 있고 예뻐 보였다.



귀여운 액자에 영감을 받아 나도

집에 있는 두꺼운 종이로

우리 집 모양의 입체 액자를 만들어 보았다.

세로로 만들어서 좀 홀쭉해졌다.

가로로 만들면 좀 더 비슷했을 거 같은데..!

그래도 미니멀한 게 귀여워 보였다.

담에 또 다른 입체액자도  만들어 봐야지.


강아지와 저녁 산책을 나섰다.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가느다랗게 미소 짓고 있는 예쁜 달을 보며 나도 미소가 지어진다.


’ 이른 밤 산책길을 걸으며 하늘의 달을 보고

잠깐 웃는 기쁨을 잃고 싶지 않기에..

내 마음이 갈망하는 것을 빨리 채우려고 하면

조급함이 나타나 작고 연약한 일상의 행복을 밖으로 밀어낸다는 사실을요.

부디 당신은 마음의 행복이라는 평화를 고통 없이 오래도록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뜻한 목소리 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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