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책읽기, 밥솥빵만들기, 영화보기
비 오는 토요일 아침.
아침형 남편도 오늘은 늦잠을 잔다.
강아지랑 산책도 비가 좀 멈추면 나가야 한다.
자주 접할 수 없는
빗소리를 들으며 전자책을 편다.
책 읽는 고요한 아침시간이 달달하다.
비가 오는 날 잘 어울렸던 책.
살면서 겪은 상실과 슬픔이 그대로 느껴지게
묘사한 글들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어떨 땐 작가의 시선으로 본
삶의 슬프고 외로운 것들을
글로써 같이 느낄때 감정이 정화된다.
소장하고 싶은 책.
집에 콘브레드 가루가 있는 걸 까먹고 있었다.
요즘 냉장고 파먹기를 하며
근검절약을 실천해보려는 와중에
반갑게도 식료품들 뒤편에서 웅크리고 있던 콘브레드 가루봉지를 발견했다.
계란 두 개, 우유만 넣고 휙휙 저어 밥솥에서
케이크 모드 한 시간을 눌러줬다.
자잘한 옥수수 덩어리가 씹히는 고소한 옥수수빵이
손쉽게 완성됐다!
다음엔 설탕과 버터를 조금 넣어주면 더욱 완벽할 거 같다.
사 먹지 않고도 집에서 쉽게 간식거리를 만들 때,
남편도 맛있게 먹을 때,
재미와 성취감 둘 다 얻을 수 있다.
양배추에 두부, 계란, 치즈를 으깨고 부침가루 살짝 넣어서 만든 양배추 전.
여기서 두부를 많이 넣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전이 완성된다.
치즈가 들어가면 그 고소함의 풍미가 두 배가 돼서
더욱더 담에 또 해 먹고 싶어 진다.
영화 ‘밤에 우리 영혼은’
제목부터 정말 시적이어서 보고 싶었던 영화.
배우자를 잃은 두 노년의 남녀가
밤에 서로 이야기할 상대가 되어주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함께 잠만 같이 자기로 제안을 하며 시작되는 이야기.
배우자가 떠난 후 두 노년의 남녀는
밤이 됐을 때 더욱 외로움에 휩쌓이고
불면으로 밤을 지세우던 사람들이다.
그러한 외로움을 서로 껴안아주는 모습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현실같아서
서글프기도 , 또 아름답기도 했다.
저녁은 무생채와 고등어구이, 어묵탕을 해 먹었다.
요즘 남편은 무생채의 새콤달콤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제 무가 다 떨어졌으니 이젠 남은 상추로 상추절이를 해줘야겠다.
요즘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서 좋은 점은
한 가지 재료를 질리지 않게 요리조리 다르게 해 먹는 방법을 찾으며 응용력이 는다는 점이다.
김치가 다 떨어졌어도 상추절이나 파절이, 양배추김치를 해 먹는다.
양배추로 전도해 먹고 양배추된장국도 끓여 먹고 양배추 샐러드도 해 먹는다.
무 하나로도 무조림, 무생채, 소고기 좀 넣고 뭇국, 어묵 같이 넣어 어묵탕을 해 먹는다.
많은 양에 값도 저렴한 편이고 소화도 잘되는 채소음식들이 요즘 참 좋다.
다시 조용히 책 읽는 밤시간.
요즘 들어 책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아침 영어수업을 이번 학기에 쉬기로 한 후로
그시간에 맘껏 책을 읽고 있다.
눈으로만 한정된 것을 보는 영상보다
책을 읽을 때는 내 맘껏 제한 없이 상상하는
느낌이 든다. 두뇌 전체를 다 활성화시키는
느낌이랄까.
거기에 조용한 밤시간이면 더욱 책에 몰입이 된다.
책에 몰입하는 재미를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게 되니
유튜브 보다 전자책을 더 많이 찾게 된다.
오늘은 이 책을 읽어보고 내일은 이걸 읽어봐야지
읽어보고 싶은 흥미로운 책을 발견할 때 신이 난다.
오늘은 ’ 태도의 말들‘(엄지혜 지음) 읽으며
고요한 밤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