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던 청소를 할수 있었다
청소하는 브라이언을 보다 보면
나 또한 우리 집 어딘가를 청소하고 싶어 진다.
브라이언이
위생티슈로 뽀얀 먼지들을 싹싹 닦아내고
기름에 찌든 부엌 환풍기를 과탄산소다에 불려서
새것처럼 만들고
예쁜 옷들도 헌 옷처럼 던져놓은 옷무더기를 정리하고
옷걸이에 착착 걸어놓은 옷방을 볼 때
나 또한 상쾌해지는 희열을 느낀다.
브라이언 효과로 난 오늘 크리스마스 장식이 놓여있던
장식테이블을 드디어 치울 수 있게 되었다.
매번 겨울 한철만 쓰고 버리기 쉬운 종이로 직접 만든
진저 브레드 하우스와 쿠키들, 길에서 주워왔던 솔방울들,
종이로 만든 트리들을 싹 비우고
뽀얀 눈처럼 선반에 내려앉은 먼지를 걸레로 싹 닦아주었다.
먼지를 닦을 때 상쾌한 이 기분에 브라이언이 그렇게 청소를 하는 것 아닐까?
먼지를 닦아낸 하얀 테이블에 그동안 안 쓰고 넣어놨던 장식보를 하나 깔아줬다.
오래된 거라 촌스러울까 생각했는데 내 눈엔 따뜻해 보여서 깔아주었다.
그 위에 내가 아끼는 나무 오르골과 직접 만든 우리 집모양 액자, 캔들, 꽃병등을 놓아준다.
몇 개 안 되지만 좋아하는 장식 아이템들이다.
장식물이 너무 많아도 정신이 없고 딱 이 정도 개수의 장식용품들이 난 좋다.
하고 나면 별거 아닌데 매번 지나가며 언제 치울까 귀찮아하며 방치했던 공간도
정리를 하고 나면 그 공간을 다시 보게 되고 좀 더 애정을 가지고 돌보게 된다.
작은 공간을 정리함으로써
이제야 우리 집에 머물러 있던 겨울을 보내주고
새로운 봄을 맞이해야겠단 기분도 든다.
삶의 작은 활력을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