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만들수 있는게 많아지는건 꽤 즐거운 일이다.
요즘 난 밥솥 케이크 연구가(?)로 살아가고 있다. ^^
처음엔 팬케이크 가루에 블루베리를 넣어 만들다가
며칠 전엔 피넛버터와 오트밀로 빵을 만들어보았고
어젠 찹쌀가루와 부침가루로 떡도 한번 도전해 보았다.
오늘은 계란 세 개와 팬케이크 가루, 버터, 설탕을 넣고
반죽을 많이 저어서 카스텔라를 만들었다.
흰자 노른자를 분리해서 머랭을 더 쫀득하게 친다면
더 폭신한 카스텔라가 되는데 현재 자동 거품기가 없어서
부풀어 오르게 해주는 베이킹파우더를 좀 넣고
반죽을 여러 번 섞어주기만 했다. 그래도 꽤나 폭신한 식감이 나왔다.
설탕은 듬뿍 넣으면 넣을수록 더욱 맛있어지는 걸 알지만
먹으면서 건강을 너무 염려하게 될까 봐
적당하게 달달한 빵을 만들어 가는 걸 택한다.
남편도(=실험대상및 심사위원) 먹어보고는 맛있다며 한 조각 더 달라고 한다.
미각이 대장금인 남편이 더 먹고 싶어 하는 걸 보니 나름 뿌듯했다.
오븐을 써서 빵을 만들면 또 얼마나 맛있는 빵맛이 나올까
궁금하지만 베이킹 초보인 나에게
아직은 밥솥을 이용하는 게 더 편리하고 손쉬운 방법이다.
아침에 반죽을 밥솥에 붓고 케이크 모드를 누른 후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30분 조깅을 갔다가 샤워를 하고 나오면 꽤나 긴 1시간 20분 모드가 끝나있다.
뚜껑을 열고 취사 완료된 밥솥이 만들어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완성품을 확인하는 건
제일 설레는 순간이다.
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결과물이 다른 빵맛을 맛보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다.
다 만든 밥솥빵은 냉장고에 넣고 좀 차가워졌을 때 더 맛있어진다.
갓 만들어 따뜻할 때보다 시원한 곳에 있을 때 당도가 더 높아진다고 한다.
거창한 재료가 아닌 집에 있는 재료들로 홈메이드 빵이 만들어지는 것에 재미를 붙인 요즘.
언젠가 좋아하는 작가가 쓴 글을 읽다가 집에서 자급자족 하는 삶이 참 매력적 이단 생각을 했었다.
작가는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큰돈을 들이지 않고 먹고살 수 있는 방법으로
스스로 채소나 농작물을 길러 보며 나름 밭을 일구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고
집에서 건강한 빵을 만들어 직접 만든 잼이나 고기를 얹어 샌드위치를 해먹기도 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건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림을 꾸려나가는 힘을 기르는 것이고
그만큼의 지적 재산이 늘어나는 것이기도 하다고.
또 가장 큰 건 사지 않고 직접 만들고 재배하다 보니 돈도 절약할 수 있어서
앞으로 더 자급자족할 수 있는 목록을 늘려 가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여주는 방법으로 스스로 만들어보고 배워가는 건 참 멋지고 현명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 동네도 차고에서 부부들이 자주 뚝딱뚝딱 무얼 만들고 자르고 한다. 집에 필요한 재료를 사 와서
스스로 만드는 게 일상인 집들이 많은 듯하다. 미국이 워낙 인건비가 비싸서 직접 고치는 걸 택하게 되었을 수 있는데 오히려 그러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배워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또 그 속에서 숨은 재미와 나만의 재능을 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과 돈 중에 돈이 더 부자인 사람들이라면
바쁜 생활 속에서 돈을 들여 간편하게 만들어진 것을 사는 게 더 합리적인 방법일 것이다.
시간을 많이 가진 부자라면 스스로 일상에 필요한 것들을 내손을 거쳐 만들어보고 배워가는 게,
돈도 아낄겸 일상의 자잘한 재미들과 경험의 부를 늘리는 방법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